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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오늘부터 여름방학이다!


2026년 7월 28일 화요일

음력 丙午年 유월 열닷새, 보름날


오늘부터 엿새 동안 여름방학(?)이다.

70이 넘은 나이에 무슨 방학이냐고?

시니어클럽 규정상 월간 근무시간은 60시간,

월초부터 시작하여 매주 15시간을 근무한다.

월말에 소정의 근무시간에 도달하면 나머지는

쉬게 된다. 이번달은 운좋게도 8월 초순이 토,

일요일 주말과 이어져 6일이란 긴 날을 쉬게

된다. 여름휴가철 극성수기라서 여행은 엄두도

못내고 집에서 쉬기로 했다. 우리고장 평창, 그

중에서도 촌부가 사는 산골짜기 동네 설다목은

한여름에도 열대야가 없는 고장이고 한낮에도

집안에 있으면 더위 걱정은 없으니 이 무더위에

굳이 먼 지방으로 여행 갈 필요가 없는 것이다.

오히려 도시 사람들이나 다른지방 사람들에겐

피서지로 각광을 받는 곳이 바로 우리고장이다.

아들 녀석도 휴가라고 집에 다녀가겠다 했지만

끝없이 밀리는 영동고속도로에서 고생하지말고

그냥 쉬라고 했다. 거꾸로 우리가 하루 올라가

아들을 보고올까 싶다. 맛있는 밥 사준다는데...


장마가 지나가고 

이제 산골은 한여름이다.

어제 산골의 하루는 이랬다.


선선하고 촉촉한 산골의 아침,

먼산 허리를 휘감아 도는 구름이 참 몽환적이다.

꺽다리 해바라기가 고개숙여 아침 인사를 하고

장마철 불어난 시냇물 소리가 경쾌하게 들렸다.

매미의 울음 소리는 긴 땅속 생활의 한풀이인가?


초록초록 생기넘치는 산골의 한낮,

산제비나비 날아와 참나리 꽃에서 꿀을 찾는다.

저만치 해바리기 꽃 부러운듯 우두커니 서있다.

장마가 끝나자마자 햇볕은 왜 이리도 따가운지?

하지만 옥수수, 방울토마토는 햇볕에 잘익어간다.


한줄기 바람 감미로운 산골의 저녁,

아무리 더워도 해가 지면 선선해지는 산골이다.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후드득 소나기가 지나갔다.

장맛비가 아쉬운 작별이라도 하려는 것이었을까?

후끈 달궈진 대지를 적셔줘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날씨는 그렇다치고 촌부는 어제 뭐했노?

이른 아침 7시에 산골집을 출발해 오후 2시까지 

식물원에서 야생화를 살피고 탐방로 오솔길 점검,

정비하며 열심히 일했다. 요즘은 한여름이라서 몇

발자국만 움직여도 땀을 삐질삐질 흘리게 되지만

그나마 일하는 곳이 숲속이라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시니어라고 절대 무리하지말고 일하라고

하여 중간중간 나무 그늘에서 쉬어가며 일을 한다.

7월의 마지막 식물원 일을 이렇게 마무리를 했다.


식물원 식물들과 동료들에게 엿새 후에 만나자며

인사를 하고 룰루랄라~ 진부 농협마트로 향했다.

이것저것 식료품 몇 가지 사오라는 아내 심부름을

수행하러 간 것이다. 오는 길, 인근 학교에 들려서

일하러간 아내와 처제를 픽업하여 집에 돌아왔다.

아내와 처제도 시니어클럽 일을 다니는 동료이다.

집에 오자마자 저녁때 소나기 소식이 있어 밭으로

나가 오이를 따고 방울토마토를 따느라 분주했다.

요즘은 오이와 방울토마토는 거의 매일 따야한다.

조선오이라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하루만 지나면 

금새 굵어지면서 익는 모습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방울이 또한 매일 따도 다음날이면 또 익은 것이

자꾸 보인다. 먹고 나눔도 하는 효자 농산물이다.

이렇게 밭에서 재밌게, 즐겁게, 신나게 딴 오이와

방울토마토가 자연마트 장바구니 한가득이다.


오늘은 이른 새벽에 소나기가 잠시 오락가락했고

잠이 깬 이 시각 5시반에도 후드득거리며 내린다.

예보에도 없는 소낙비가 내리긴 하지만 촉촉하고

바람까지 살랑거려 감미로운 느낌에 꽤 시원하게

상쾌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아침은 20도,

한낮에도 25도에 머물거라는 예보가 무척 반갑다.

다른 고장은 폭염으로 엄청 더울거란 예보인데...

어제 몇몇 고향 친구들에게 안부 전화를 했더니만

남녘은 비도 안내리면서 극한 폭염에 너무 무더워

죽을 맛이라고 했다. 모두 잘 이겨내라는 말 외는

할말이 없었다. 열대야 없는 고장에 사는 것도 큰

복이구나 싶었다. 대신 이곳은 겨울이 길고, 춥고

눈이 많이 내리는 곳이니까 쌤쌤이라고 해야겠지?


https://band.us/band/7070781/post/430598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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