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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여름 끝자락에 겨울채비를...

 

2021년 8월 21일 토요일

음력 辛丑年 칠월 열나흗날 

 

몹쓸 놈의 코로나19는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신규 확진자가 2,000명대를 이어가고 있으니 정말

걱정스럽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는 2주간 더 연장

한다고 한다. 확산세를 잡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조치겠지만 왜 이렇게 확진자 숫자가 자꾸 늘어나고

있는 것일까? 방역당국의 발표로는 최근 확산세의

주요 원인으로는 여름 휴가철 대규모 인구의 이동이

가장 큰 것이며, 뿐만 아니라 전파력이 강한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 유행으로 인해 그렇다고 한다. 우리

모두 다 방역당국의 당부에 귀를 기우리고 협조하는

마음가짐과 자세라야 하는데 이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어 그런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협조가 안되는 것

같다. 분명한 것은 발생 초기에 비하여 날이 갈수록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자꾸만 해이해지고 있는 것이

큰 문제인 것 같다. 이 고통의 터널을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 불편하고 힘든 건 너나할 것 없는 시절

아니겠는가? 제발 경거망동은 자제하고 코로나19

조기 종식을 위해 너도나도 적극 협조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는데...

 

이른 아침 밭에 나가다가 텅빈 장작집 바닥이 너무

볼썽 사나웠다. 받침목이 썩어 너저분하게 보였다.

언젠가 버려진 나무 파렛트 몇 개를 쓸모가 있을 것

같아 주워놓은 기억이 났다. 밭으로 가던 발걸음을

돌려 아랫쪽 다용도 창고로 가보니 다섯 개가 있어

손수레로 세번을 날랐다. 다섯 개를 깔았더니 아주

기가 막히게 들어맞아 바닥이 너무나 깔끔해졌다.

아내가 재활용을 제대로 한 것 같다고 하며 웃었다.

촌부도 흐뭇하여 덩달아 함께 웃었다.

 

장작집 바닥을 깔끔하게 깔아놓았으니 장작을 조금

채워볼까 싶었다. 전날 붉은 고추도 땄고 옥수수도

땄으니 딱히 밭일은 할 것이 없어 지난해 늦가을과

지난 초봄에 펜션 주변 나무를 베어 더덕밭 입구에

말려놓은 것을 주차장으로 꺼내고 주변을 말끔하게

정리했다. 나무를 꺼내고 보니 뭔가 허전해 보여서

못쓰는 손수레와 주류박스, 플라스틱 통을 가져다

놓았더니 가림막처럼 괜찮아 보였다. 그 옆에 있는

백당나무 그늘 아래에 철제 의자를 하나 갖다놓고

보니 이또한 그럴 듯했다. 일을 하다가 그늘에 잠시

쉬는 용도에, 야외 인테리어 효과도 되는 것 같다.

 

나무를 꺼내놓고 보니 한낮에는 햇볕이 뜨거워 일을

할 수가 없었다. 망설이다가 주차장 끝부분에 주목

나무 그늘이 지는 것을 발견하여 그 쪽으로 나무를

옮겨서 자르면 될 것 같아 모두 옮겨놓았다. 점심을

먹고 쉬었다가 슬며시 나왔더니 아내가 이 뙤약볕에

어딜 나가느냐고 성화였다. 대충 얼버무리고 내려가

장비를 챙겼다. 원형톱과 엔진톱, 나무 담을 박스를

챙겨놓고 나무를 자르기 시작했다. 일단 자잘한 것

부터 장작크기로 잘라 토막을 내는 것이다. 잠시후

원형톱 소리가 요란하여 그 소리를 듣고 무슨일인가

싶었던지 아내가 쫓아내려왔다. 하필이면 그때 일을

하던 그 자리에 해가 들었다. 뙤약볕에서 무슨 일을

하느냐고 한 소리 들었다. 잠시후 그늘이 지는 것을

보고는 제발 무리하게 하지말고 들어가자고 했으나

그늘이라 괜찮으니 들어가라고 하고 다시 시작했다.

 

원형톱을 사용하는 것 또한 조심을 해야한다. 자칫

잘못하면 나무가 튕겨 다칠 수가 있기 때문이라 늘

긴장의 끈을 놓으면 절대 안된다. 쉬엄쉬엄 쉬면서

나무를 잘라 플라스틱 박스에 담았다. 날이 저물어

마무리를 못했다. 자잘한 나무는 다 잘랐으나 정작

엔진톱으로 토막을 내야하는 통나무는 손도 못댔다.

다음날 하기로 하고 장비를 챙겨놓은 다음 자동차로

나무 담은 박스를 두 번에 걸쳐 장작집으로 옮겼다.

아내가 하는 말, "여름 끝자락에 겨울채비를 했네!"

라고 하여 웃었더니, "고생했수! 어서 씻고나와 밥

먹읍시다. 당신 좋아하는 불고기만두전골 해놨어!"

라고 했다. 반주까지 챙겨놓아 아주 맛있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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