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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놀라운 광경!


2026년 7월 25일 토요일

음력 丙午年 유월 열이튿날


땅바닥이 축축하고 풀잎이 젖어있는 걸 보니

간밤에 잠시 소나기가 지나간 듯하다. 아침은

19도, 한낮에는 27도가 될거란다. 늦은 오후

또 비소식이 있다. 장마가 끝난 것이 아닌갑다.

어제는 맑은 날이었다. 안개 자욱한 산골집을

나서 식물원으로 향하는 출근길 또한 햇살을

받으며 파랗게 드러난 맑은 하늘이 참 좋았다.

40여분을 달리는 국도 주변은 초록초록이라

마음이 상쾌했다. 속사터널을 지난 진부쪽의

넓다란 안전지대에 효붕이를 세웠다. 이곳은

촌부의 출근길 쉼터이다. 힘들어서 쉬는 것이

아니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아침을 만끽

한다고 할까? 그날그날 다르지만 생각 정리도

하고 무슨일을 할 것인가 나름 정리도 해본다.

거창하게 계획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출근후 곧바로 탐방로를 두루 살폈다. 식물원 

나가는 날에는 첫 일상의 시작이다. 두루두루

관찰하며 다니는 그 시각은 거의 혼자다. 가끔

담당 주임을 만나기도 한다. 매일 아침이 되면

식물의 상태와 변화를 살피는 점검을 한다고...

야생화에 대해 나름 많이 안다고 생각을 하지만

모르는 것이 더 많아 주임에게 물어보고 익힌다.

이런 말을 하긴 좀 그렇지만 나이가 들어서인지

기억력이 자꾸 떨어짐을 느끼게 된다. 분명 아는

꽃인데 기억이 맴돌뿐이고 금방 생각이 안난다.

그래서 그때그때 사진을 찍고 메모를 해놓는다.

그러다보니 스마트폰의 메모장과 사진 갤러리는

용량 초과이다. 이따금씩 오래 지나거나 일기에

쓴 내용은 모두 지워 용량 초과를 대비하곤 한다.

그래도 야생화 관찰하는 버릇은 쭈욱 이어진다.

집에서나 식물원에서나...


많은 농사를 짓는 건 아니지만 농사를 짓다보면

아쉬운 농사도 있고, 신나는 농사도 있다. 전부 다

풍작이면 좋겠지만 주어지는 만큼에 만족을 한다.

이따금씩 놀라운 광경에 감탄, 감동, 감격도 한다.

남들이 보면 별것도 아니라고 하겠지만 말이다.


어제 아침 아내가 완두콩을 따줬으면 했다. 그게

뭐 어렵겠냐고 했다. 옥수수밭가 한 이랑을 심어

제법 수확을 할 수 있으리라고 믿었다. 얼마전에

아내가 한 움큼 따와서 밥을 지었는데 맛있었다.

자연마트 장바구니를 들고나가 완두콩을 따는데

허허~ 이거? 난감하고 실망스러웠다. 다 땄지만

장바구니 바닥도 못채울 정도, 완전 실패작이다.

그래도 두어 번 밥에 넣어 먹을 만큼이라 다행... 

올해는 가지농사도 실패작이다. 5그루 정도면

실컷 먹고도 남아야 하는데 자꾸만 잎이 마르고

가지가 열려도 가늘다. 도대체 원인을 모르겠다.

그동안 몇 번을 따다먹었고 가늘지만 이번에 딴

것으로 만족해야만 할 것 같다. 완두콩과 가지는

아쉬운 농사다. 그래도 맛은 봤으니까 다행이고

파는 농사가 아니라서 더 다행스럽다.


신나는 농사는 상추, 열무와 얼가리배추, 노각과 

오이 그리고 방울토마토, 풋고추 농사가 그렇다. 

자급자족하는 것이 목적이긴 하지만 나눔까지도

할 수 있어 너무나 뿌듯하고 흐뭇하고 정말 좋다.

좀 더 두고봐야 하겠지만 옥수수, 고구마, 양배추,

들깨, 대파 , 애플참외, 맷돌호박도 괜찮을 듯하다.


그 중에 애플참외, 맷돌호박의 꽤 놀라운 광경을

보았다. 올해 처음 심어본 애플참외, 두 차례의

순지르기를 하고 그냥 방치했다. 너무 좁은 곳에

심어 어찌할 수 없었다. 무성하다는 표현보다도

더 적당한 말이 있을까 싶을 정도라고 해야겠지?

호박밭을 뒤적거릴때 쓰는 스키폴대로 군데군데

잎과 넝쿨를 살며시 뒤져 보고는 놀라고 말았다.

넝쿨과 잎파리 밑에 숨어있는 사과같은 모습들이

여기저기 보이는게 아닌가? 이래서 애플참외구나

싶었다. 꽃이 달려있는 것부터 콩알만한 것, 제법

자라 아기 주먹만한 것까지 아주 다양한 크기의

애플참외가 자라고 있다. 이 참외는 노란색으로

익는 것이 아니고 초록색이 흰색을 띄면 다 익은

것이라고 한다. 그나저나 워낙 넝쿨이 무성하여

발 디딜 틈이 없어 익은 걸 찾거나 따는 것이 꽤

힘들지 싶다. 사진을 찍어 아내에게 보여줬더니

아내도 놀라워했다. 신나는 농사, 놀라운 농사다.


그뿐만아니다. 50cm 간격으로 다섯 그루를 심은

맷돌호박은 영토 확장에 여념없는 듯하다. 넝쿨이

사방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옥수수밭, 고구마밭은

물론 방울토마토밭까지 모두 다 점령을 할 기세다.

호박잎이 엄청 넓고 크다. 호박꽃이 피었는지 또

호박이 열렸는지 보이지 않을 정도다. 스키폴대로

군데군데 뒤적뒤적 해봤더니 꽃이 피고 꽃을 달고

있는 자그마한 호박도 보이고 꽤 커다란 맷돌호박

몇 개도 있었다. 아주 자그많게 열릴때 받침대를

놓아줬더니 그 위에 떡하니 얹혀서 자라고 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맷돌호박 농사는 풍작이지

싶다. 잘익은 호박은 거의 대부분 나눔을 했는데

올해도 그랬으면 좋겠다. 지금 추세로는 그럴 수

있을 듯하다. 그나저나 맷돌호박의 영토 확장은

어디까지 하려나? 이또한 놀랍고 꽤 신나는 농사,

놀라운 광경이다.


https://band.us/band/7070781/post/430598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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