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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이래저래 기쁜 날 

 

2021년 7월 14일 

음력 辛丑年 유월 초닷샛날

 

어제는 올여름 들어 가장 더운 날이 아니었나 싶다.

점심무렵 진부에 바람도 쐴 겸, 장도 볼 겸, 모처럼

이열치열하며 해물짬뽕 한 그릇하고 올 겸 아내와

함께 갔었는데 그 시각 기온이 33도였다. 대단한

더위였다. 이렇게 더운 날에 해물짬뽕을 먹겠다고

갔으니 우리 부부도 못말리는 부부임에 틀림없다고

해야겠지? 냉방시설이 좋아서 시원하게  맛있게 한

그릇씩 비우고 왔더니 기분도 좋다. 사실은 아내가

입맛이 없는지 식사가 변변찮아서 걱정되었는데

진부에 다녀왔으면 하는 것이 해물짬뽕 생각을 하는

것 같아 찜통 더위에도 불구하고 두 말 없이 그렇게

하자고 했다. 아내가 맛있게 한 그릇 뚝딱 비우는 걸

보니 촌부의 마음도 기뻤다.

 

이른 아침에 오이 18개, 브로콜리 5개, 호박 2개,

꽈리고추와 청양고추, 아삭이고추를 조금씩 따고,

상추와 아욱도 먹을 만큼 뜯었다. 참, 방울토마토

3개도 첫 수확을 했다. 모처럼 풍성한 수확을 하여

텃밭농사의 큰 보람과 기쁨을 누렸다고나 할까?

아내는 오이를 손질해 나름의 방법으로 오이지를

담그고, 브로콜리를 손질하여 데쳐서 냉동보관을

해두었다고 한다. 다람쥐가 도토리를 주워 양식을

저장해 놓듯이 이렇게 해놓고 다음해 이맘때까지 

먹고 싶을 때는 언제나 먹게 된다.

 

아침나절에 양상추 수확을 했다. 장마철이라 자주

내리는 비에 겉잎이 자꾸 상하는 것이 영 이상했다.

올해 처음 심어보는 것이라서 모종을 준 아우에게

전화를 하여 상태를 알려주었더니 어서빨리 모두

수확을 하라고 했다. 부랴부랴 칼로 뿌리를 잘라서

모두 수확을 했다. 밭가로 내다놓고 진무른 진잎을

모두 떼어내는 작업을 했다. 양이 워낙 많으니까

제법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한 포기에서 나온 진잎이

온전한 포기보다 더 많이 나오는 것 같아 아까웠다.

포기를 다듬고 있는데 오이와 브로콜리 저장작업을

마친 아내가 나오더니 이 많은 양상추를 다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다. 그때까지는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양상추는 저장성이 약한 채소인지라 빨리 소비를

해야한다는 것은 알고 있을 뿐이다. 사실 양상추는

지난 봄에 심을 작물이 아니었으나 고추모종을 준

이웃 마을의 아우가 모종을 주는 바람에 얼떨결에

심은 것이다. 아내와 함께 모두 다 다듬어 놓았더니

커다란 플라스틱 박스로 두 박스나 되었다. 아내가

서울에서 음식점을 하는 막내 아우에게 보내주면

요긴하게 쓸 것 같다며 반 이상을 택배로 보내자고

했다. 박스 안에 브로콜리, 호박, 콜라비도 몇 개씩

넣어 보내면 좋을 것 같다며 주섬주섬 박스에 담는

것이었다. 띠동갑 큰 오라비와 올케 언니에게 너무

잘하는 우리 막둥이, 지난번 퇴직한 오라비를 위해

거금의 용돈도 보내주고 산골살이하는 올케 언니를

위해 이런저런 식재료에 건강보조식품까지 챙겨서

보내주었는데 우리는 딱히 보답할 것이 없으니까

무공해, 무농약 채소를 보내주는 것으로 대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아내의 생각이라 그러자고 했다.

아내의 고운 마음씨에 감동을 하여 기쁜 마음으로

읍내에 나가 택배를 보내고 왔다.

 

다른 양가 형제들도, 친구, 친지, 지인들도 생각이

났지만 마음은 있어도 일일이 다 보내주지 못하여

미안하다. 솔직히 말하면 많은 양을 보낼 수 없고

별 것도 아닌데 보내려면 오히려 택배비가 더 많이

들어 서로 부담스럽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럴 때는

가까이 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쩔 수 없어 보내드리지 못하는 산골 부부의 이런

마음이라도 알아주면 고맙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머지는 상하기 전에 어서 챙겨 전에 함께 일하던

분들께 갖다주고 오라고 했다. 그 분들은 대부분이

농사를 짓지않는 분도 있고 인근 도시 강릉, 원주에

사는 분들이라 이따금씩 상추, 호박, 그 외 채소를

가져다 나눔을 하고 있다. 얼마전 회사를 그만두고

나왔는데도 변함없이 챙겨주어서 고맙다고 했으며,

만나지 못한 분들은 전화로, 메시지로 고맙다면서

인사를 보내왔다. 아내와 둘이서 저녁 산책을 하며

이런저런 우리의 텃밭농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고추농사를 제외한 나머지 농사는 지어서 우리가

우리가 먹는 것은 아마 10%로도 안될 것이라고...

그 나머지는 오늘처럼 나눔을 할 수 있는 것이라서

바로 이런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복 아니겠느냐고

아내가 웃으며 말했다. 맞다! 나눔이란 기쁨이면서

즐거움이고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보람이다.

산책을 마치고 집에 다와갈 무렵에 아내가 말했다.

"오늘은 이래저래 기쁜 날이네!"라고...

 

※스마트폰을 바꾼 다음부터 사진 용량이 크게 

   찍혀서 그런지 업로드가 안되네. 방장님이나

   방법을 아는 친구는 좀 알려주면 고맙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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