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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제발 비가 그만 왔으면 좋겠는데...

 

2021년 7월 10일 

음력 辛丑年 유월 초하룻날

 

장마전선이 남하하여 장마가 끝났겠거니 했지만

하루에도 몇번씩 피할 새도 없이 거세게 소나기가

쏟아지는 요즘이다. 느닷없이 후드득거려서 넵다

뜀박질을 하곤 한다. 여름날에는 내리는 소나기가

시원하게 더위를 식혀주어서 고맙긴 하지만 아직

장마가 끝난 것은 아니고 대기불안정으로 인하여

국지성 폭우가 쏟아지는 것이라고 한다. 이상하게

올해는 봄부터 지금까지 유난히 비가 내리는 날이

많다. 아마 5월, 6월 그리고 장마가 시작된 지금껏

비가 내리지 않은 날이 더 적은 것 같다. 

 

농부님들의 시름이 꽤 많은 것 같다.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하도 비가 자주 내려 일조량이 적어서

농작물들이 웃자라고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꽃이

피어야 하는데 꽃이 보이지 않는다."라면서 걱정을

하고 있다. 우리도 그런 것 같다. 우리의 텃밭농사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고추를 보면

키가 크면서 가지가 풍성해지고 꽃이 많이 피어야

하는데 키는 그런대로 괜찮은데 가지가 빈약하고

꽃도 적게 피는 것 같다. 여느해 같으면 지금쯤은

가지가 풍성하고 고추가 주렁주렁 달려있었는데...

비가 안오면 가물다고 걱정, 비가 내리면 너무 자주

내린다고 걱정이니 이래도 걱정, 저래도 걱정인 게

농사인가 보다. 우린 텃밭농사 수준에 불과하지만

전문적으로 대규모 농사를 짓는 농부님들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아 촌부의 마음도 편하지 않다.

 

아침나절 간밤에 내린 빗물이 마르기를 기다려서

카페 주차장 윗쪽 옥향 세 그루 전지를 마무리했다.

잦은 비로 인해 옆에 있는 주목 여섯 그루를 하루에

마무리를 못하고 이틀에 거쳐 끝을 냈지만 또다시

옥향은 뒤로 밀린 것이다. 아내는 천천히 하면 될걸

뭘 그렇게 서두르냐고 했으나 깔끔하게 다듬어진

주목들 옆에 너저분한 모습의 옥향이 볼상 사나워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지나다닐 때마다 녀석들이

"주목은 깔끔하게, 예쁘게 다듬어 주었는데 우리는

왜 본척만척이냐?"면서 불평을 하고 시위를 하는

것 같았다. 아직도 아마추어 수준이라서 한 시간이

넘게 걸려 끝을 냈다. 녀석들이 좋아하는 것 같았다.

 

날씨는 더웠으나 내친 김에 우리 단지로 올라오는

진입로 양쪽에 너저분하게 자라는 잡목과 잡초를

정리하기로 했다. 내려가는 왼쪽에는 지난해 가을

비비추, 금계국, 데이지, 붓꽃, 개미취, 구절초를 

옮겨 심어 꽃길을 만들어 보려고 했었다. 그런데

잡목들에게 치여서 그런지 드문드문 살아있을 뿐

보이지를 않고 갖가지 잡목과 잡초들만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이놈들을 잡기

위해서는 근사미라는 제초제를 뿌려야만 하는데

이상하게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큰 전지가위로 잘라내는 방법을 택했다. 근본적인

퇴치방법은 못된다. 그렇다면 삽이나 괭이로 모두

파서 뒤집어야 하는데 돌이 많아 그렇게 하기에는

너무 힘이 들 것 같아 포기한 것이다. 대신 수시로

잘라내는 수밖에 방법이 없다. 두어 시간 정리해도

별로 표시도 안난다. 일을 해놓고도 영 찝찝하다.

생각을 바꿔볼까 말까? 좀 더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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