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꽃창포 모종심기, 저녁초대를 받고...
2026년 7월 24일 금요일
음력 丙午年 유월 열하룻날
장마가 막바지에 다다랐다고 하더니 장맛비가
발악을 하는 듯한 요즘이다. 우리고장 설다목은
어제도 그랬다. 하루 강수량은 40mm쯤이지만
잠시 내린 비가 느닷없이 폭우로 변해 대단했다.
몇 차례 내린 비가 한번에 10~20mm였으니...
예보에는 오늘도 그럴듯하다. 아침 기온 20도!
다음주에 장마가 끝날 것이라고 하니 다행이다.
습한 장마가 지나가면 뒤를 이어 폭염이 기승을
부리겠지? 열대야 없는 산골이라 다행이지만...
식물원에 나가지않고 쉬는 날인 어제도 바빴다.
이른 아침 가는 이슬비가 부슬거렸지만 햇볕이
나는 날보다는 낫겠지 싶었다. 집으로 올라오는
길옆에 두 줄로 심어놓은 해바라기가 한창 꽃이
피고있다. 지나다니다가 보니 아랫쪽 잎파리가
영 너저분해 보였다. 진잎이 썩는 듯하여 거슬린
것이다. 전지가위를 들고나가 잠시 정리를 했다.
한결 깔끔하여 보기도 좋고 시원해 보인다.
그리고나서 잡초제거용 도구를 들고 아랫쪽으로
내려갔다. 지난 5월 27일 꽃창포 씨앗을 모종판
5개에 부어 길러놓은 모종을 옮겨심기 위해서는
화단의 풀정리를 먼저 해야할 것 같아 단지입구
시냇가쪽에 내려가 1시간 반 동안 잡초를 뽑았다.
지난 봄날에 면사무소에서 하천 재정비를 하면서
다듬어 만들어진 공간이라 자연스럽게 꽃밭으로
쓸 수가 있게 되었다. 그래서 다년생인 꽃창포를
심기로 하고 모종을 부어 두 달 가까이 기른 것,
적당하게 잘 자랐고 장마철인 지금 옮겨심는 것이
좋은 것 같아 그동안 방치하여 저절로 자란 온갖
잡초를 뽑고 캐낸 것이다. 아침인데도 습한 공기
때문인지 온몸이 땀범벅이 되었으며 이슬비까지
내려 더해져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아침식사후에 잠시 차를 마시며 쉬었다가 곧바로
모종판 5개를 운동을 나가는 아내와 함께 날랐다.
운동을 하던 아내가 이슬비 맞으면서 혼자 작업을
하는 것이 안스러웠는지 와서 함께 작업을 도왔다.
촌부가 구멍뚫는 농기구로 적당한 간격으로 모종
심을 구멍을 뚫어놓으면 아내는 모종 한 포기씩을
넣었다. 그다음 둘이서 모종삽으로 모종을 심었다.
기온은 높지않은데 워낙 습한 날씨에 이슬비까지
부슬거려 땀에 빗물까지 더해져 온몸이 푹 젖었다.
참 희한하기도 하면서 고마운 것은 모종심기 하는
동안은 가는 이슬비가 부슬거리더니 작업을 마친
후에 가랑비를 시작으로 오후에는 두어 차례 거센
폭우가 쏟아진 것이다. 제대로 활착이 될 듯하여
타이밍이 절묘하구나 싶었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올지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라고
스피노자가 말했지만 촌부는 이렇게 말해야겠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올지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꽃을 심겠다."라고 바꿔서...
꽃창포 모종이 잘 자라면 내년 6월쯤에는 예쁘게
핀 꽃을 볼 수 있겠지 싶다. 꽃창포는 꽤 큼지막한
꽃이 예쁘고 아름답기도 하지만 난처럼 생긴 잎도
보기가 좋다. 단지 입구라서 더 괜찮은 선택이라고
여겨지는데... 어쨌거나 큰 숙제 하나를 해결했다.
늦은 오후, 서울 막둥이 여동생에게 노각, 오이와
방울토마토를 박스 담아 택배로 보내려고 읍내로
가고있는데 앞이 안보일 정도의 폭우가 쏟아졌다.
때마침 산골살이 멘토인 마을 아우가 전화를 했다.
"엊그제 마을 임시총회 때문에 못먹은 저녁식사를
하러 내려오시더래요."라고 하여 그러겠다고 했다.
읍내 다녀오는 길에 학교에 들려서 아내와 처제를
데려오려고 했다. 또 비가 엄청 쏟아졌다. 이놈의
장맛비는 촌부를 쫓아다니는 것인가? 뿐만아니라
저녁초대를 받아 식구들과 함께 마을에 가려는데
또다시 폭우가 쏟아졌다. 아우네 도착후에도 한참
더 쏟아졌다. 아우가 그랬다. "형이 문제야! 큰 비를
몰고 데리고 다니시는군!"이라고 하여 모두 웃었다.
이 집은 앞마당이 아주 볼만하다. 거의 조경전문가
수준을 뛰어넘을 정도이다. 야생화 상식과 기르는
것도 대단한 프로급이라 지금껏 많이 배우고 있다.
저녁초대라고 하여 도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다. 서로 모여서 부담없이 간단한 식사를 하는
것이다. 제수氏가 햇감자 캔 기념으로 감자부침개
부쳐서 함께 모여 먹으려 했는데 아우가 기왕이면
감자옹심이 끓여 함께 먹자고 하여 판이 커졌다고
했다. 제수氏의 평창 토속음식 솜씨가 아주 좋아서
이따금씩 초대를 받아 얻어 먹곤한다. 이 집 부부는
둘 다 심성이 곱고 아낌없이 퍼주는 스타일, 손이
크다. 그동안 꽤 많은 도움을 받았다. 어제도 모임
마치고 오려는데 집앞 밭에 가더니 대파를 한아름
뽑아들고 오는 것이 아닌가? 다들 세상에나 하면서
놀라고 말았다. 아주 잘 먹고 대파 선물까지 받아
너무나 고맙고 감사하다. 산골살이가 참 즐겁다.
우리 다섯 집,
아홉 명은 청바지클럽이다.
청-청춘은
바-바로
지-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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