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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엄마가 퇴원하시던 날

 

2021년 7월 2일 

음력 辛丑年 오월 스무사흗날

 

7월의 시작은 기쁨으로 막을 올렸다.

병원에 입원을 하셨던 엄마(장모님)이 나흘만에

퇴원을 하셨기 때문이다. 88세의 연로하신 연세,

다행인 것은 항생제 투여를 했었는데 그 연세에도

불구하고 회복력이 너무 좋으셔서 퇴원이 앞당겨

졌다고 담당의사 선생님께서 놀랍다고 하셨단다.

연세가 있으신데 갑작스레 입원을 하게 되어 우리

식구들은 며칠동안 걱정을 얼마나 했는지 모른다.

앰브란스로 이동하기 위해 간이 침대에 누우신채

대면을 했지만 이 얼마만에 직접 보는 것인지 몰라

뵙는 순간 울컥했다. 아내와 함께 잠시 엄마 얼굴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너무 오랜만에 대면하는

것이라서 감격한 나머지 말문이 막혀 제대로 말을

못했다. 그저 아주 일상적인 말, '밥 잘 드셔라,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기저귀 자주 갈아달라 하시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그렇게 몇 마디 나누지도 못하고

이내 앰브란스는 병원을 출발하여 요양원을 향해

가버렸다. 아주 짧은 시간 엄마와 함께 하긴 했지만

그나마 건강을 회복하시고 말씀도 잘하시는 모습을

뵙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엄마가 타고

가시는 앰브란스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우리 둘이는

아무 말없이 멍하니 서있었다. 앞으로는 제발 이런

일이 엄마에게 일어나지 않고 건강히 잘 계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 마음속으로 간절히 기도했다.

 

어제 아침나절에는 엄마의 퇴원 소식을 몰랐었다.

당초 빠르면 오늘쯤이 될 것이라고 하여 그런줄만

알고 있었다. 어제 점심무렵에 상태가 좋아 퇴원이

결정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정말 다행이었다.

연락을 받기전인 아침나절, 중앙통로 배수로 정비

작업을 했다. 세 군데의 배수로가 있는데 두 군데의

배수로에 토사가 쌓여 비가 오면 배수가 잘 안되어

토사가 길바닥으로 넘치게 된다. 늘 지나다니면서

해야 하는데 했지만 다른 일에 밀려서 뒷전이었다.

보기엔 간단히 해치울 것 같았으나 막상 배수로를

열고보니 장난이 아니었다. 토사를 퍼다 통로 양쪽

움푹파인 곳을 메꾸었다. 선선한 아침나절이라고

일을 시작했는데 이내 햇살이 퍼져 뙤약볕이 되어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고 말았다. 아내는 힘드니

제발 뙤약볕에서 일하지말라고 했다. 기왕 시작을

했으니 마무리를 해야 좋을 것 같았다. 요즘 연일

거센 소나기가 쏟아지고 머잖아 장마가 시작된다는

소식이 있어 장마가 오기전에 하루라도 빨리 일을

마무리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반나절에 끝을 냈다.

 

엄마가 퇴원하여 요양원으로 가시고 난 후, 한동안

병원 주차장에서 멍하니 아내와 서있다가 어떻게

할까 망설였다. 아내는 그냥 집으로 가자고 했으나

기왕 나온 김에 원주에서 머물다 저녁을 먹고가면

어떠냐고 했지만 그럴 기분이 아니라 하여 출발을

했다. 원주로 가면서 고속도로 공사 때문에 도로가

밀리는 것을 봤기에 한적한 국도를 택했다. 우리는

이따금씩 고속도로 보다는 국도를 드라이브 삼아

잘 다니곤 한다. 주변 경관도 감상하며 서행하는

국도가 더 좋아서... 그렇게 한참을 오다보니 왼편

길목에 특이한 간판이 보였다. 카퍽인데 통밀빵을

굽는 집이라고 하여 자동차를 멈추고 살펴보았다.

급한 일도 없으니 한번 들어가 보기로 했다. 길에서

조금 내리막으로 내려가는 위치에 있는데 괜찮은

곳이었다. 따님이 빵을 굽고 엄마가 서빙을 하는

전원카페인 곳이다. 빵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이런 산골에 카페가 있는 것도 그렇지만 빵을 구워

어떻게 파는 것인지 궁금했다. 참 좋은 세상이다.

인터넷으로 주문을 받아 택배로 팔려 나간다는 것,

빵을 시켜서 유자와 오미자로 만든 에이드와 함께

먹어봤는데 맛이 아주 제대로다. 이렇게도 장사가

되는구나 싶었다. 여간해서 카페에 잘 가지도 않는

우리인데 모처럼 한적한 산골의 전원카페에서 아주

여유로운 시간을 즐겼다. 엄마가 퇴원을 하셔서 더

느긋하고 기쁜 마음이라며 흐뭇해 하는 아내의 미소

띤 모습이 너무 보기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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