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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장맛비 잠시 그친 틈을 타서...


2026년 7월 22일 수요일

음력 丙午年 유월 초아흐렛날


오늘도 장맛비로 얼룩지는 날이 되려나 보다.

새벽에 우르르 쾅쾅 천둥 소리, 번쩍번쩍 번개,

후드득 쏟아지는 빗소리에 잠을 깨고 말았다.

눈을 비비며 밖에 나갔더니 그새 비가 그치고

그런가보다 했는데 안에 들어오자마자 또다시

쏟아지는 것이 아닌가? 장맛비의 특징인가?

어제도 그랬다. 하루종일 오다가 그치고 다시

쏟아지길 몇 차례 반복했는지 모른다. 그렇게

내린 비가 20mm는 족히 넘는 듯하다. 예보에

올해 장마는 빠르면 이번주 늦으면 월말쯤에는

끝날 것이라고 했다. 국지성 극한 호우 때문에

비피해 지역이 상당히 많은 듯하다. 비피해로

인하여 고생하시는 분들은 얼마나 힘드실까? 

빠른 복구가 이루어지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비가 내리는 장마철에도 기온은 거의 비슷하다.

오늘 아침도 어제와 비슷한 20도, 한낮에는 꽤

더울 듯하다. 어제도 그랬다. 비가 오락가락해도

움직이면 덥다. 하지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

어제 아침나절 부슬거리며 내리던 비가 그쳤다.

아내는 운동을 하겠다고 집을 나섰고 망설이던

촌부도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물을 챙겨 나섰다.

며칠전부터 '해야지, 해야지' 생각했지만 장맛비

때문에 할 수가 없어 자꾸만 풀을 키우고 말았다.

잡초를 비롯한 풀이 자라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

자라는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상상을 초월한다.

때로는 농작물 자라는 속도가 이렇게 빨랐으면

하는 엉뚱한 생각까지 하게 될 정도이니 말이다.


예초기를 짊어지고 우선 아내의 운동길에 자라는

풀부터 잡기로 했다. 잡초란 놈은 아스콘 갈라진

틈새에서도 크게 잘 자란다. 또한 축대와 아스콘

사이에 무성하게 자라나 아내가 운동을 하다보면

신경이 많이 쓰이는 듯하여 깔끔하게 밀어버렸다.

사실 예초기를 짊어지려고 했던 것은 큰밭 끝쪽에

심은 완두콩 주변 풀을 잡으려고 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촌부 성격에 그럴 수 없었다. 바베큐장을

거쳐 큰밭에 이르는 길가 넓은 공터는 물론이고

큰밭옆쪽 조선대파와 부추밭과 사잇길도 말끔히

밀어버렸다. 이곳 또한 아내의 운동길이라서 걷다

보면 발에 닿거나 키가 큰 개미취 같은 것은 몸에

닿기 때문에 방해가 될 것 같아 닥치는 대로 모두

베어버렸다. 꽃도 좋지만 아내의 안전이 우선이다.


커다란 옥수수가 빼곡히 서있는 밭이라 조심조심

안쪽으로 들어가 완두콩이 자라는 밭가 통행로에

무성한 풀을 베었다. 이름도 모르는 억센 키가 큰

잡초는 거의 촌부보다 더 키가 크게 자랐다. 옆에

야생동물 침범을 방지하기 위해 그물망을 쳐놓아

조심스레 예초기를 들이밀어야만 한다. 까닥 잘못

하면 그물망 비닐끈이 감겨버리면 낭패를 당한다.

이런 곳은 정교하게 풀을 깎을 필요는 없다. 허나

촌부의 성격상 기왕 시작했으면 제대로 깎는 것이

촌부의 원칙이다. 걱정스런 표정으로 아내가 나와

예초기 작업하는 것을 몇 컷 사진으로 남겨주었다.

매일 일상을 사진과 함께 일기로 남기다보니 아내

또한 일조를 하게 된다. 이래서 부부는 일심동체

(一心同體)라고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다음은 작은밭 사잇길, 집으로 올라오는 통행로,

목공실 앞마당, 목공실 밑쪽 효붕이를 세워두는 곳,

버섯사 부근과 시냇가 내려가는 곳까지 아주 정말

깔끔하게, 말끔히 풀이란 풀은 죄다, 몽땅, 싸그리

베어버렸다. 사실 예초기 작업은 위험하고 힘들다.

특히 어제같은 날에는 빗물이 맺혀있는 풀이라서

긴장도 되고 조심도 해야하고, 습한 장마철이라서

흘리는 땀을 주체할 수 없을 만큼이라 더 힘들다.

속된 말로 아마 땀을 서 말 닷 되는 더 흘렸을 듯...

하고싶었던 일이고 해야만 했던 일이린서 힘은 좀

들었지만 마음을 개운하고 뿌듯하고 흐뭇하다.


촌부가 예초기 작업을 하는 사이 말끔히 풀을 베어

놓은 완두콩 밭에 들어가 완두콩 한 움큼 따왔단다.

아주 예쁘게 알이 잘 들었다면서 싱글벙글이었다.

비가 그치고 나면 초록색 단백질, 완두콩 수확을

해야겠다. 아내 어릴적 추억이 스려있는 콩인데...

장맛비가 내려도 산골집에는 꽃이 줄을 이어 핀다.

빗속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원추리가 많이 피었다.

비가 잠시 주춤하는 사이 유럽 허브 베토니 꽃에는

벌들이 날아와 꿀을 채취하는 듯 분주히 날개짓을

하고 있다. 향기식물인데 꿀도 많이 갖고있는갑다.

해바라기, 코스모스, 과꽃 심은 아랫쪽의 길가에

메리골드를 두 줄로 조금 심어놓았더니 꽃이 피어

꽃길이 되었다. 이 꽃은 오래가는 것이라서 좋다.

뿐만아니라 꽃을 채취하여 말리면 눈에 좋은 차가

된다는데 이상하게 마시고 먹는 것보다는 눈으로

감상하고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 더 좋아 차를 만들

생각을 하지않는다. 살아있는 꽃을 꺾기 싫어서...

농부의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고 할까?


https://band.us/band/7070781/post/430598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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