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장맛비가 그쳐서...


2026년 7월 20일 월요일

음력 丙午年 유월 초엿샛날


장마가 잠시 소강상태인가?

그렇게도 비바람이 몰아치더니

어제 오후부터 숨고르기를 하는 듯했다.

그럴 필요없이 이제 그만 물러가도 되는데...

하지만 바람일뿐 주말까지 비소식 잡혀있군!


하긴 장맛비 그치고 나면 

뒤를 이어 푹푹 찌는 무더위, 

이글거리는 염천(炎天)이 시작되겠지?

폭염에 시달리는 것도 여름날 거쳐야할 과정,

그저 적당히 지나가주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세상 가장 간사한 것이 사람 마음이라 했던가?

가뭄이 들면 제발 비를 좀 내려달라고 애걸복걸,

장마가 들면 이제 그만 좀 내려달라고 사정사정,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선 필요하기도, 필요없기도

하여 편리한 쪽의 생각으로 기우려지는 마음이다.


농사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물(비)이요, 햇볕이다. 이 둘은 반대되는 것이다.

비가 내리면 해가 감추고 해가 나면 비가 멈춘다.

절대로 둘을 동시에 바랄 재간은 그 누구도 없다.

우리 바람은 필요한 순간 차례차례라면 좋은데...


자연현상은 그 누가 제아무리 천재라고 하더라도

절대로 흉내를 낼 수가 없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비 그친 어제 오후 하늘을 바라보며 한 생각이다.

파란색 도화지에다 아무렇게나 그린 듯한 구름,

하지만 그걸 바라보는 그 순간만 감상할 수 있고

조금만 시간이 흘러도 똑같은 모습은 볼 수 없다.

자연이 그린, 자연이 만든, 자연만이 아는 예술...


비가 잦아들고 이슬비 간간이 내리던 어제 오전,

낫을 들고 수영장 뒷밭(작은밭2) 밭가에 무성한

풀을 베었다. 야생초도 있고, 가시돋힌 찔레덩굴,

신나무, 이름모르는 덩굴식물을 닥치는대로 마구

베고 자르고 걷어냈다. 호박덩굴이 잘 뻗어가게 

하려는 것이기에 길을 터주려는 것인데 가운데

꽃이 핀 도라지는 도저히 자를 수가 없어 남겼다.

하루가 달리 쑥쑥 뻗어가는 호박덩굴, 끝내준다.

호박나라 영토가 나날이 넓혀져가는 산골이다.


촌부가 낫질을 하느라 땀을 뻘뻘 흘린 그 사이에

산골아낙 자매는 열무, 얼가리배추 마지막 수확

하느라 밭가에 쪼그리고 앉아 나물캐듯이 칼질을

하고 있었다. 마지막 수확이라 뽑아내지말고 좋은

것만 골라 칼로 자르라고 했다. 비가 내렸고 내려

밭이 질퍽해 뽑는 것보다 훨씬 수월하고 깔끔하여

좋을 것 같았다. 그 다음 데크에서 다듬고 있었다.

차 마시러 오라가에 갔더니 자매가 도란도란 얘기

소리가 정겹고 함께있는 모습 자체가 보기좋았다.


데크에서 차를 마시고 현관쪽으로 걸어가는 순간,

와르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 뭐야? 했는데

마당에 자그맣게 쌓아놓은 돌탑이 무너진 것이다.

아마도 촌부가 공을 들이지않고 쌓아 무너진 것

아닌가 싶다. 엊그제 살짝 무릎에 닿았는데 그때

틈이 벌어져 뒷늦게 무너진 모양이다. 걱정않는다.

그런데 아내는 시멘트 발라 무너짐을 방지하란다.

또 무너지게 되더라도 그렇게는 하지않기로 했다.

무너지면 쌓고, 또 무너지면 또 쌓으면 되니까... 


나흘간을 쉬고 오랜만에 식물원 일하러 나가는 날,

그새 또 얼마나 변했을까? 산수국은 만개했을까?

혹시 이틀간 장맛비에 꽃이 다 진 것은 아니겠지?

궁금해한들 무슨 소용, 7시반엔 알 수 있을 텐데...

오늘 아침 기온은 18도, 한낮에는 무덥고 또다시

하루종일 장맛비가 오락가락할 것 같다는 예보다.


새벽에 잠이 깨는 바람에 망설이다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 중계를 봤다. 스페인: 아르헨티나, 두 나라

실력이 대단하다는 알기에 재미가 있을 것 같았고

특히 어린 야말과 노장 메시의 대결과 활약이 많은

관심이 쏠리는 경기이다. 전반전은 스페인이 주도

하는 듯했고 지금은 후반전, 결과는 어떻게 될까?

중계를 보며 일기를 쓴다. 끝나면 곧바로 식물원에

나가야해서 결과를 모른채 일기를 마무리한다.


https://band.us/band/7070781/post/430598556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4667 촌부의 단상-오늘부터 여름방학이다! new 2026.07.28
4666 촌부의 단상-쉬는 날이 훨씬 더 바쁜 일상 2026.07.27
4665 촌부의 단상-좋은 인연 2026.07.26
4664 촌부의 단상-놀라운 광경! 2026.07.25
4663 촌부의 단상-꽃창포 모종심기, 저녁초대를 받고... 2026.07.24
4662 촌부의 단상-일복 많은 촌부, 하늘이 돕는 걸까? 2026.07.23
4661 촌부의 단상-장맛비 잠시 그친 틈을 타서... 2026.07.22
4660 촌부의 단상-꽃과 함께하며 농사짓는 촌부 2026.07.21
» 촌부의 단상-장맛비가 그쳐서... 2026.07.20
4658 촌부의 단상-행복이 뭐 별것인가? 2026.07.19
4657 촌부의 단상-장맛비 걱정, 가족모임 2026.07.18
4656 촌부의 단상-아낌없이 주고픈 맏이 부부 2026.07.17
4655 촌부의 단상-폭우와 강풍의 흔적 2026.07.16
4654 촌부의 단상-적심(摘心) 2026.07.15
4653 촌부의 단상-할머니 손맛 소환하는 추억의 노각무침 2026.07.14
4652 촌부의 단상-열무, 얼가리배추 수확하던 날 2026.07.13
4651 촌부의 단상-땀 흘리는 일은 하지말라기에... 2026.07.12
4650 촌부의 단상-사나흘 간은 일하지 말라네.ㅠㅠ 2026.07.11
4649 촌부의 단상-왜 사서 생고생이야? 2026.07.10
4648 촌부의 단상-촌부의 농사 중간점검 2026.07.0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34 Next
/ 234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