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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아~ 잡초! 이를 어쩐다?

 

2021년 5월 22일 

음력 辛丑年 사월 열하룻날

 

하루종일 비가 오락가락을 반복하며 추적거렸던

어제 이른 아침, 가장 먼저 모종을 심어놓은 밭에

나갔다. 밭에다 옮겨 심어놓은 모종들이 무척이나

궁금했다. 비가 내렸으니 안심은 되지만 농작물은

주인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자란다고 했으니 틈이

나는 대로 밭으로 향하게 된다. 특히 이른 아침엔

하루의 시작을 어김없이 밭작물을 들여다 보는 것

으로 하게 된다. 엊그제 모종을 심고나서 비온다는

소식에 물을 주지않아 고추모종 몇 그루가 상한 것

외는 다행히 모두 꿋꿋하게 잘 활착을 한 것 같다.

다른 고장에서는 잦은 비를 반기지 않는 것 같으나

이곳 산골은 오히려 이번 비는 반가운 단비였다.

 

두 군데의 밭을 돌아보고 전날 꽃모종을 심은 것도

살폈다. 별다른 이상이 없다. 채소모종도 꽃모종도

적당한 시기에 제대로 심은 것 같아서 안심이 된다.

그러나 넓은 단지 곳곳은 온통 풀밭이 되어버렸다.

핑계같지만 밭작물과 꽃에 신경을 쓰느라 손을 볼

겨를이 없었다. 아무래도 무슨 수를 쓰긴 써야겠다.

수영장밑의 기다랗고 자그마한 밭은 도라지밭이다.

도라지밭을 들여다보고는 아연실색을 하고 말았다.

"아~ 이놈의 잡초! 이를 어쩐다?"라고 중얼거리며

두 발이 땅에 붙은 것처럼 꼼짝을 못하고 한참동안

서있었다. 도라지밭임에도 불구하고 도라지보다는

쇠뜨기를 비롯한 온갖 잡초들이 주인 행세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마치 야생 산도라지가 잡초들의

틈바구니에 드문드문 자라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 할까, 설상가상이라고 할까?

도라지 새싹의 순을 고라니가 그랬는지 싹뚝 잘린

모습이 군데군데 보였다. 밭에는 그물망을 쳐놓아

괜찮은데 넓은 정원과 더덕, 도라지밭까지 침범을

하여 야생동물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라서 어떻게

해야 할까 걱정이 된다. 이 넓은 단지에 울타리를

친다는 것도 말이 안되고 그러고 싶지도 않은데...

 

과수원에서 초생재배하는 것처럼 그냥 자연스럽게

놔두면 잡초들 사이에서 견디며 살아남는 녀석들만

나중 수확을 하면 어떨까? 그렇게 되면 거의 야생

산도라지가 되는 것 아닐까? 이런 엉뚱한 생각까지

해보았다. 게으른 촌부의 어처구니없는 생각이다.

엉뚱한 생각을 접고 집으로 올라와 호미를 챙겨서

들고 내려가 잡초를 뽑기 시작했다. 워낙 무성하여

뽑아도 뽑아도 진도가 더디다. 뽑은 곳의 도라지는

드문드문 보일 뿐 훵한 맨밭처럼 보인다. 뽑아놓은

잡초는 한 무더기, 한참 뽑다가 고라니가 맛을 봐서

또 내려오면 헛일인데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며

망설였다. 그렇지만 그냥 둘 수는 없는 것이겠지?

그나마 안쪽 2년째로 접어드는 도라지는 꽤 많다.

고라니가 다시 출몰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호미를

들고 잡초를 뽑기 시작했으나 기분이 언짢아 일을

하고 싶은 생각이 사라져서 뽑은 잡초더미를 그냥

놔둔채 올라와 버렸다. 하긴 해야 되는 일인데... 

그나저나 이제 시작인데 언제 저 많은 잡초를 몽땅

뽑아낼까? 비록 수확량이 적을지라도 무리하지는

않고 시나브로 조금씩 천천히 할 생각이다.20210522_020456.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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