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장맛비 걱정, 가족모임
2026년 7월 18일 토요일
음력 丙午年 유월 초나흗날
장맛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산골의 주말 아침,
곳곳에서 비피해 소식이 전해져 마음 아프다.
어제 저녁부터 밤새 재난 안내 문자가 연달아
삐리릭거렸다. 심지어는 경보음까지 울리기도
했다. 보내는 곳도 다양했다. 행안부, 강원도,
우리고장 평창군, 인근 홍청군, 횡성군까지...
이른 아침 일어나자마자 검색해보니 예보와는
달리 이곳 설다목의 강수량은 많지는 않았다.
5시반 23mm, 지금 8시는 36mm라고 한다.
기온은 16도, 비가 내려 서늘하게 느껴진다.
부랴부랴 우산을 바쳐들고 밭으로 나가 살폈다.
지난번 비바람에 쓰러진 옥수수, 줄기가 와르르
미끄러져 내린 방울토마토, 지지대가 기우려져
걱정했던 노각, 오이 등등 자잘한 피해를 겪은
것이라 돌아다니며 이리저리 꼼꼼히 살펴보았다.
정말 다행이었다. 아침 5시반까지는 이번 비로
인한 피해는 없다. 장맛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
우산을 바쳐들고 옥수수 밭가에 우두커니 서서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피해없이 지나가기를...
올해 처음 접하는 듯한 말이 있다. '극한호우'다.
요즘 장맛비는 느닷없이 쏟아지는 국지성 호우,
그것도 사정없이 집중적으로 쏟아지는 현상이라
이런 말이 생긴 듯하다. 자연의 변화는 예측불가,
속수무책의 초단기 극한호우가 내려서 걱정이다.
이렇게 강한 장맛비는 우리네 사람들은 어떻게
손을 써야하고 대처할 방법이 없어 하는 말이다.
해마다 이맘때 장마철에는 전국 곳곳에 장맛비가
생채기를 내고 있어 너 나 할 것 없이 노심초사,
특히 하늘의 뜻에 기대어 농사를 짓는 농부들이
조마조마 가슴을 졸이게 된다. 비록 작은 농사를
짓는 촌부가 이럴진데 업으로 하는 분들은 오죽
할까 싶다. 제발 비피해 없기를 간절히 빌어본다.
어제는 날씨가 좋았다. 덥긴 했지만 여름날이라
그러려니 했다. 동갑내기 부부인 막내처제네가
회갑을 맞이해 핑겨삼아 가족모임을 갖기로 했다.
거의 처가쪽의 가족모임은 중간 지역인 원주에서
갖는다. 어제도 그랬다. 평창, 영주, 용인, 수원,
서울, 원주에 흩어져 사는 가족들이라서 원주가
모이기 좋은 곳이다. 조카 딸내미가 원주에 살고
있어 장소 물색하는 것도 맡길 수 있어 또한 좋다.
특히 이번 모임은 조카 딸내미의 엄마, 아빠 회갑
축하 모임이라 녀석이 더욱 더 신경을 쓴 것 같다.
원주 외곽 호텔에 딸린 중국요리 전문 레스토랑을
예약하여 그곳으로 가족들이 모였다. 가족이래야
네 집에 11명이 전부다. 하지만 두 녀석이 못왔다.
우리 아들은 갑작스런 몸살 두통으로, 처남 장남
녀석은 사업을 하는데 주문이 폭주하여 휴일에도
일을 해야해서 참석을 못해 아쉽긴 했지만 건강이
소중하고 사업이 우선이라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 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니
하필이면 장모님께서 작고하시기기 전에 3년간
계셨던 요양원과 잠시 입원하셨던 정형외과 옆을
지나는 것 아닌가? 옆에 앉은 아내가 훌쩍거리고
있었다. 엄마 생각이 났던 것이다. 내색 안하려고
했는데 아내가 먼저 알아차렸던 것이다. 이런 줄
알았더라면 다른 길을 택했을 텐데...
세월이 참 많이 흘렀다. 막내처제와는 10년 차이,
생각하건데 아내와 연애시절 처음 봤을때 막내는
국민학교 5학년이라 선물로 동화책을 사줬는데
어느새 나이가 들어 동갑내기 장서방과 함께 벌써
회갑이란다. 우리가 나이 먹는 것은 깜빡 잊은채
막내가 회갑 되었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던 것,
실제론 같이 늙어가고 있는데 말이다. 이런 느낌을
격세지감(隔世之感)이라고 했던가? 나이가 든
지금도 예쁘지만 어릴적은 더 예뻤다. 대학 졸업후
현재 대한민국의 Top H그룹에 다닐때 광고모델을
해보라는 제의가 들어올 정도였다. 그 당시 촌부는
광고회사에 다녔는데 동료 CF감독이 우연히 만난
처제를 보고는 곧바로 촌부 더러 광고모델을 할 수
있게 처제를 설득해보라고 했었던 기억이 새롭다.
그랬던 우리 막내처제가 지금 동갑내기 장서방과
함께 사과농장을 운영하는 농부 마님이 되어 정말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막내가 벌써 회갑이란 것이
실감나지않아 별의별 지난 날을 다 회상하게 된다.
어쨌거나 막내처제 부부 회갑을 축하하는 자리와
아울러 우리 가족 만남의 기쁨을 동시에 만족하여
아주 즐거웠고 좋았고 흐뭇하고 뿌듯했다.
PS: 이런이런...
일기를 써놓고 올리는 걸 깜빡했네?
막내처제 회갑기념 청요리 먹은게 과했나?
아님 이제 노땅이 되어 깜빡거리나?ㅎㅎ
https://band.us/band/7070781/post/4305985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