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적심(摘心)
2026년 7월 15일 수요일
음력 丙午年 유월 초이튿날
어제 저녁부터 강풍과 함께 또 장맛비가 내린다.
21도의 기온이다. 5시반 현재 강수량 38mm,
늦은 오후까지 더 내릴 것이라는 예보, 비로 인한
피해가 제발 없기를 간절히 바라며 오늘을 연다.
비가 와도 식물원에 나가야하니 아침이 바쁘다.
집에 있는 화, 목, 토, 일요일은 바빠도 여유롭게
아침을 맞이하지만 월, 수, 금요일은 더 일찌감치
일어나도 정신없이 돌아다닌다. 아내는 제발 또
제발 그러지말라 하지만 그게 그렇게 잘 안된다.
농작물은 주인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자란다고
하니까 가능하면 그걸 꼭 실천하려고 한다.
적심(摘心),
국어사전에는 '초목의 곁순을 잘라 내는 일'이라
정의한다. 농업에서는 줄기의 생장점을 제거해
분지(곁가지 발생)를 유도하거나 결실기 생장을
조절하는 작업을 뜻하는 말, 일반적으로 적심은
생장점(정아) 제거로 측지 발생을 유도하는 의미,
순지르기는 새순이나 곁순을 정리 수형과 통풍을
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농법도 농작물에 따라
가지가지라서 농사는 그냥 지어지는 것이 아니다.
농부도 나름 공부를 해야만 한다. 그래서 농사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도시 사람들은 흔히들 이런 말을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말하곤 한다. "시골 가서 농사나 짓지 뭐!"
농사를 웃습게 아는 아주 무식한 말 아니겠는가?
옛부터 농사는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이라 하여 농사가 천하의 가장 큰 근본이란 뜻이며,
농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고사성어인데 이 말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다른 직업, 이 세상 모든 일은
그냥 되는 것은 없다. 쉼없이 공부하고 익혀야 한다.
농사도 그렇다. 그냥 씨앗을 뿌리거나 모종을 심어
놓으면 땅이 하늘이 알아서 길러줄 것이란 생각은
오산이다. 생장과정에 농부의 정성어린 손길이 꼭
필요하다. 그렇게 하려면 농부는 농작물의 특성을
제대로 알아야 함은 물론 시기에 따른 손길을 줘야
한다. 이 세상 대충대충, 대강대강 되는 일을 절대
없음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농사가 어렵고 중요한
것인데 '농사나'라고 대책없이 말하는 그런 행위는
농부님들을 모욕하는 말임을 알아야 한다.
적심(摘心)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다가 엇나갔다.
어제 아침나절 오이, 노각, 방울토마토, 애플참외
적심을 하느라 두어 시간 바빴다. 해마다 농사를
지어온지 26년次가 되었음에도 늘 만년초보다.
그렇다고 완전 무지랭이는 아니다. 어설프긴 해도
나름 농사 고수의 농법을 컨닝하여 벤치마킹으로
이렇게 저렇게 해보곤 한다. 그 과정에 꽤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래도 26년 세월 중단없이
농사를 짓고 있다. 자급자족을 위한 농사이지만
수확한 것은 적잖은 나눔도 하고 있다. 생각컨데
농사로 먹고사는 본업, 주업이었다고 하면 지금과
같은 어설픈 농부 모습은 아니었을 텐데 말이다.
이렇게 생각의 차이가 시행착오를 낳는 듯하다.
오이, 노각은 2m가 넘는 지지대를 세워놓았지만
원줄기 넝쿨이 지지대 보다 더 높이올라가 옆으로
유인했지만 아들줄기 넝쿨까지 합세하여 무성한
모습이라 적심을 하기로 했다. 아랫쪽에 익어가는
노각도 있고 중간에 꽃이 피고 열리기도 하여 더
이상 넝쿨이 뻗어가는 것보다는 열매를 튼실하게
기르는 것이 좋은 것 같아 적심을 해버린 것이다.
뿐만아니라 원줄기만 기른 방울토마토도 이제는
그만 자라게 꼭대기 끝부분을 적심했다. 대부분의
농가에서는 8~9화방까지 기른다고 하지만 우린
6~7화방까지 기를 생각에 맨윗부분을 적심했다.
맨아랫쪽 1화방은 익어가고 있어 조금씩 수확한다.
나머지 2~4화방까지 열리고 있으며 4화방 일부
에서 7화방까지는 꽃이 많이 피고 있다. 이 정도면
우리가 충분히 자급자족하고도 많이 남을 것이다.
아내 아이디어로 저장하거나 나눔을 하려고 한다,
또한 마을 형수님께서 길러보라고 주신 애플참외,
올해 처음이라서 신경이 많이 쓰인다. 무려 18주,
제대로 잘 길러서 수확을 한다면 이 정도는 상당한
양이라고 한다. 농사 고수가 알려준 방법으로 1차
순지르기를 했다. 많은 아들순 중에 두 개의 순만
남기고 모두 순지르기로 잘라냈다. 불과 얼마안된
기간인데 그새 아들순도 자라고 손자순까지 나와
무성하다. 참외는 손자순에 열매가 달린다고 한다.
또 농사 고수 방법을 컨닝했다. 밭의 여건에 따라
적심을 해야한다고 했다. 하도 아들순과 손자순이
무성하게 자라 뒤엉켜 농사 고수처럼 가지런하게
넝쿨을 적심할 수 없었다. 하도 복잡하게 뒤엉켜
궁여지책으로 보이는 순이란 순은 모두 적심했다.
이 상태에서 열리고 달리는 애플참외의 숫자라면
충분히 성공일 테니까 말이다. 손자순은 중간중간
순지르기를 했어야만 하는 것인데 처음 길러보는
것이라서 그걸 제대로 못했다. 시행착오를 겪는다.
하지만 지금 손자순에 맺히는 열매가 잘 자라주면
그것으로 만족해야겠지 싶다.
*촌부의 자연마트 장바구니 품목
브로콜리, 오이, 애호박, 꽈리고추
수확후 나눔 품목-노각, 애호박, 풋고추 3종
*촌부네 야식- 고향 남해산 밤호박 에그슬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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