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야생동물과 더불어 살 수는 없을까?
2021년 3월 10일
음력 辛丑年 정월 스무이렛날
어제는 낯선 트럭이 자꾸 단지에 들락거리는 것을
발견하고 주차장에 내려가 보았다. 누구신데 자꾸
남의 집에 오르락내리락 들락거리느냐고 물었더니
평창군에서 허가하여 야생동물 포획을 하러 다니는
분들이었다. 농가에 멧돼지 피해가 많아서 잡으러
다니는 포수라고 했다. 우리집 뒷쪽 산에서 멧돼지
네 마리가 발견되어 종일 쫓아다니다가 큼직막한
놈을 한 마리 잡았다며 트럭에 실려있었다. 나머지
세 마리를 쫓아 사냥개 네 마리를 풀어놓았는데 그
중 두 마리는 내려왔는데 나머지 두 마리가 내려올
생각을 하지않아 찾느라 한 분은 산쪽에서 소리를
지르며 부르느라 애를 쓰고 한 분은 이쪽저쪽으로
트럭을 몰고 다니며 산에 있는 분과 무전연락으로
사냥개의 위치를 알려준다고 했다. 사냥개 목에다
GPS를 달아놓아 위치추적을 할 수 있다고 하였다.
얼마후 사냥개 한 마리가 숨이 가쁜지 식식거리며
내려왔는데 아직 한 마리가 멧돼지를 쫓고있는 듯
하다고 했다. 날이 저물어가니 포기를 해야 하는데
사냥개가 내려오지 않아 걱정이라고 했다. 지금껏
20년 넘게 이곳 산골에 살면서 멧돼지를 포획하러
다니는 포수는 처음이고 사냥개가 GPS를 매달고
다닌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왠지 올해는 해마다 이맘때면 출몰하던 멧돼지가
잠잠하구나 싶더니 포수들과 사냥개 덕분에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지난해 이맘때 멧돼지 녀석들이
내려와 뚱딴지(돼지감자)밭을 마구 헤집어 놓아서
농사를 헛수고로 만들어 속이 상했는데 다행이다.
지난해 녀석들이 헤집어 놓고 먹어치운 그 밭에는
다른 작물을 심었는데 그 옆쪽으로 또다시 상당히
많은 뚱딴지가 자랐다. 날씨가 풀리면 캐볼까 싶다.
올해는 조금이라 수확을 하게 되겠지 싶은데 과연
어떨지 모르겠다. 제발 멧돼지가 내려오지 않으면
좋겠는데... 20년전에는 이런 일이 없이 잘 지내며
살았는데 언제부터인가 고라니, 멧돼지의 개체수가
부쩍 늘어나 밭가에 그물망을 치게 되었다.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방법은 없을까? 어쩌면 그 녀석들이
이 자연의 주인이 먼저였는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인간의 욕망이 먼저이냐, 동물들의 생존을 위함이
먼저이냐 한번쯤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나저나 갑작스럽게 청정지역 우리고장 평창군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꽤 많이 늘었다는 재난문자가
불안하게 만든다. 인근 진부면에 3월 7~9일 사이
19명이 발생했단다. 관광지라서 타지역 확진자가
다녀가면서 발생했다고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소 느슨해지면서 사람들의 생각도 해이해진 것
아닐까? 건강상태나 컨디션이 조금 안좋다 싶으면
외출을 자제하고 검사를 받아보라는 방역당국의
권유나 당부도 이제는 먹히지 않고 무시하는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스럽다. 지난 14개월 동안에 거의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던 청정지역 우리고장도 이젠
코로나19를 피해가지는 못하는 고장이 된 듯하여
씁쓸하면서 확진상태인 줄도 모르고 사방을 나들아
다니는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 하루라도 빨리 몹쓸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에 사라지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