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봉평 5일장 그리고 진부 해물짬뽕
2021년 2월 28일
음력 辛丑年 정월 열이렛날
짧은 달, 2월이 간다.
2월은 가는데 겨울은 안가려고 하네.
2월 마지막날 아침 기온은 영하 7도라서 꽤 춥다.
코로나19 시절에 맞이한 올해도 벌써 두달이 지나
내일이면 3월이다. 늘 입에 달고 사는 말을 또 하게
된다. '세월 참 빠르네!'라고... 언젠가부터 그랬는지
기억에 없지만 이 말을 자주 입에 올리게 된다. 아마
나이가 60줄에 들어서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어릴적에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이 말을 하실때는 그랬다. '어차피 시간이란 흐르게
마련인데 왜 빠르다고 하실까? 어제나 오늘이나 또
내일도 똑같은 것이 시간 흐름의 속도인데...'라면서
갸우뚱 거렸다. 그런데 나이가 들고보니 이제서야
왜 그러셨는지 이해가 가고 공감을 하게 된다.
어제는 모처럼 아내와 함께 봉평 5일장에 다녀왔다.
도시의 대형마트는 다양한 상품이 있어 좋긴 하지만
너무나 정형화된 느낌이라서 정겨움은 없는 반면에
편리하긴 하다. 그러나 촌부와 산골아낙의 정서에는
사람 냄새가 풀풀나고 정겨움이 넘치는 이곳 산골의
5일장이 더 안성맞춤이다. 2일, 7일 닷새만에 서는
장날이지만 때를 맞춰서 매번 나가지는 못하고 있다.
어제는 모처럼 장골목이 제법 북적거렸다. 날씨가
따뜻해진 것도 있겠으나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조금 느슨해진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또한 주말이라서 관광객들의 발길까지
합세하여 그랬을 것 같았다. 모처럼 활기를 되찾은
느낌이라서 참 좋았다. 장터에서 잡곡들을 펼쳐놓고
앉아 계시는 연세가 많으신 할머니께서도, 건어물을
파는 젊은 부부도, 채소가게 부부와 아들도, 방앗간
아주머니도, 과일가게 부부도, 트럭에서 신발을 파는
아주머니도 모두 반갑다며 인사를 했다. 우리부부의
꽤 오래된 단골들이다. 시골장터에서나 볼 수가 있는
모습들이 아니겠는가? 코로나19가 사라지고 그냥
지금의 이 모습으로, 이런 정경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장골목을 돌아다녔다.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다.
저녁무렵에는 아내와 함께 드라이브 삼아서 한적한
국도를 따라 진부에 다녀왔다. 며칠전 아내가 꿈을
꿨는데 진부의 바우짬뽕에서 해물짬뽕과 탕수육을
아주 맛있게 먹는 꿈이었단다. 이 아짐씨가 얼마나
그 해물짬뽕이 먹고 싶었으면 꿈까지 다 꾸었을까?
하긴 꽤 자주 다녔는데 2월에는 초순에 한번 다녀온
것이라서 먹고싶은 생각을 꿈으로 표현을 했나보다.
그 말을 듣고 그냥 있을 촌부가 아니잖은가? 아내는
남이 해주는 밥이 먹고 싶다고 했으니까 이래저래
잘됐구나 싶어 드라이브를 겸하여 외식을 하자고
했더니 얼마나 좋아하는지, 진작 챙겨주지 못하여
많이 미안했다. 25km를 달려 진부의 짬뽕집으로
갔더니 저녁이 조금 이른 시간이라서 손님이 별로
없어 좋았다. 또한 아내가 너무 맛있게 잘 먹어서
먹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아주 흐뭇했다. 꿈에
등장했던 메뉴 그대로 주문을 하자고 했으나 별로
탕수육이 땡기지 않는다고 하여 대신에 군만두를
시켰다. 군만두도 아주 맛있다. 이렇게 아내와 함께
드라이브 삼아 천천히 국도를 달리며 음악도 듣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는 이런 시간이 너무 좋다.
아내가 먹고 싶다던 해물짬뽕도 맛있게 먹고 와서
더 좋다. 덕분에 촌부도 한 그릇 다 비우고 왔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