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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맛있는 거 해줄께!


2021년 2월 24일 

음력 辛丑年 정월 열사흗날


지난번 방어회가 먹고싶어 주문진에 가서 큼직하고

살아있는 방어 한 마리를 사서 잡았다. 먹고 남은 걸

냉동고에 얼려놓은 것이 생각났다. 아랫동서 이서방

하고 둘이서 회를 썰어 실컷 먹고 마을 아우에게도

싱싱한 회를 4분의 1을 가져다 주고도 반이나 남아

살코기 절반 두 뭉치를 냉동고에 얼려놓았던 것이다.

문득 이걸 아내에게 먹이는 방법은 없을까 궁리했다.

생선회를 즐기지않는 아내라서 어떻게 해서라도 이

맛있는 방어로 요리를 하여 먹게 했으면 싶었던 것...

갈치, 고등어, 꽁치, 가자미 등 모든 생선은 조림이나

구운 것이나 튀긴 것은 두 말없이 꽤나 잘 먹는 아내,

그래서 인터넷을 검색하여 방어조리법을 찾아봤다.


바로 방어 스테이크가 눈에 띄었다. 스테이크라고는

하지만 구이랄까, 튀김이랄까? 촌부 생각엔 그다지

손이 많이 가는 방법은 아닌 것 같았다. 후라이팬에

기름을 조금 두르고 앞뒤를 뒤집어 가며 잘 익혀서

소스에 찍어 먹는 조리법이었다. 요리 솜씨가 별로

없는 촌부라서 이 방법이 좋겠구나 싶어 아내에게

"맛있는 거 해줄께!"라고 하며 큰소리 치긴 했는데

정작 요리 전과정은 아내의 코치하에 하게 되었다.


우선 뭉치 고기를 3등분하여 하나는 횟감으로 조금

썰어놓은 다음, 두 뭉치는 포를 떠듯이 약간 두툼한

두께로 넙적하게 옆으로 썰어서 펼쳐놓았다. 다음은

후추와 가는 소금을 뿌려 간이 스미게 조금 놔두고

찍어먹을 소스를 만들었다. 간장에 매실액, 맛술과

연겨자를 넣고 농도와 간을 맞춰놓았다. 맛있었다. 

그 다음에는 숙성시켜놓은 방어에 간이 스며들었을

즈음에 약불에다 후라이팬에 기름을 조금 두르고

손질해놓은 방어를 올려놓고서 타지않도록 천천히

양쪽을 뒤집어가며 구웠다. 원래 기름이 많은 것이

방어라서 기름을 많이 두를 필요는 없는 것 같았다.

시작은 촌부가 했지만 전부 아내가 시키는 그대로

하게 되었다. 과정이야 어찌 되었거나 촌부가 만든

'방어 스테이크'는 성공작이었다. 아내가 아주 잘

먹었기 때문이다. 다만 아내에게는 소스가 마음에

안드는지 회를 찍어먹는 초고추장이 더 났다면서

벌겋게 발라서 먹은 것이었다. 


촌부는 방어회에, 방어 스테이크까지 아주 맛있게

잘 먹었고 아내도 그런대로 잘 먹었으니 그런대로

모처럼 해본 요리는 성공작이라고 해야겠지? 실은

아내의 코치로 한 것이지만... 이 다음 한 뭉치 남은

것은 아내 방식대로 요리를 해보겠다고 하니 무척

기대가 된다. 그렇게 먹고 싶던 방어를 아주 실컷

먹게 되어 좋긴 하다. 한동안 생선회 먹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않을 것 같은데... 글쎄? 섬놈 출신의

입맛이 언제 또 회먹고 싶다는 마음이 동하게 될지

모르는 것이니까...IMG_20210223_1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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