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잠깐의 만남, 아쉬운 이별 그리고 또...
2021년 2월 13일
음력 辛丑年 정월 초이튿날
설 쇠러 왔던 아들 녀석이 다시 일터가 있는 도시로
올라갔다. 늘 그랬듯이 올 때는 반가운 마음이라서
설레이고 좋지만 갈 때는 어쩔 수 없이 보내야 하는
마음이라서 서운함과 아쉬움이 교차하고 뒤엉켜서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느낌이다. 누구나 다 그렇듯
부모의 심정은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뇌봉전별(雷逢電別)이라는 말이 있다. 말 그대로를
번역하면, '천둥같이 만나고 번개처럼 작별한다'라는
뜻으로 잠깐 만났다가 이내 헤어짐을 뜻하는 말이다.
아들 녀석과의 만남과 헤어짐은 늘 뇌봉전별과 같다.
만남이란 이면에 헤어짐이 도사리고 있고 헤어짐은
또다른 만남의 약속이기도 하지만 하나뿐이 아들과
만났다가 헤어질 때는 늘 마음이 짠하고 허전하다.
흔히들 말하기를 '품 안의 자식'이라고 한다. 이 말은
자식은 어려서는 부모의 뜻을 잘 따르긴 하지만 자라
어른이 되면 제 뜻대로 행동을 하려고 함을 이르는
말이면서, 육체적인 독립을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자식은 부모의 품 안을 떠나 독립했다고
생각하더라도 부모 마음은 다르다. 부모 마음속엔
영원히 자식을 품고 있는 것이니까 말이다.
아내는 설날 아침나절 많이 허전해 울컥 하더란다.
아들이 도시로 올라가고 뒤를 이어 남편 촌부마저
명절임에도 불구하고 일하러 나가고 넓은 단지에
혼자 덩그러니 남아있어 서글픈 생각이 들더란다.
심성이 고운 아내의 생각에는 그러고도 남았을 것
같은데 어쩌겠는가?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인 걸...
다행히 아내의 서글픈 마음을 달래며 잊게 한 것은
둘째네였다. 어제 저녁무렵에 세 자매 중의 둘째인
체제와 동서가 산골집에 왔다. 이곳 단지에는 살던
집이 있어 쉬어갈 겸 다니러 오는 것이기도 하지만
고생하는 언니와 형부 위로하는 것도 있다고 한다.
목공예를 취마활동으로 하는 동서는 妻兄을 위해
도마를 깎았다며 2개나 선물로 주어 아내가 어찌나
좋아하는지 모른다. 처제는 언니와 형부에게 대접
한다며 모든 식재료를 싸가지고 와서 멋지고 맛난
요리를 만들어 주었다. 햄버거스테이크를 너무나
맛있게 만들어 와서 구웠는데 간만에 입이 호사를
누렸다. 간만에 만났으니 술도 한잔씩 나누고, 며칠
뒤 결혼기념일이라 아들 녀석이 사주고 간 케익도
나눠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함께 했다. 안타깝기는
하지만 함께 못한 막내네와는 전화로 아쉬운 마음을
달래야만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하는 현실,
가족도 한꺼번에 만날 수가 없는 이런 어처구니가
없는 세상이 우리들 일상에 다가오리라고 상상이나
했는가 말이다. 어서빨리 코로나19가 종식이 되어
마음놓고 모두 모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