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네 계절째 묵은 숙제
2021년 2월 10일
음력 庚子年 섣달 스무아흐렛날
어제와는 사뭇다른 아침을 맞는다. 오늘 오후부터
시작되는 설날 연휴, 지난해에 이어 코로나 시절에
맞는 두 번째 설날이다. 지난해는 초기여서 여느해
설날과 같은 분위기였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하여 5인 이상 사적인 모임을
가질 수가 없어 귀향을 자제하여 줄 것을 권고하고
있는 것이다. 명절이기는 하지만 가족이 다 모일 수
없으니 많이 쓸쓸한 명절이 되지않을까 싶다. 산골
가족들도 이번 명절에는 한꺼번에 모이지 않기로
했다. 혹시 오더라도 시차를 둬야 하지않을까 싶다.
이런 시절이 오리라고 그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그래도 날씨는 좋을 것 같다. 오늘은 영하 8도이긴
하지만 연휴기간 내내 추위는 없을 것 같다고...
하긴 설날 연휴기간 내내 업종의 특성상 매일 일을
나가야만 하니 명절이라 해도 별다른 감흥은 없다.
그래서 명절을 전.후로 이틀을 이어서 쉬게 되었다.
쉬는 날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어제는 네 계절째 묵은 아주 오래된 숙제를 마무리
했다. 밀렸던 숙제를 하는 기분을 참으로 오랜만에
느껴봤다고나 할까? 꽤 찜찜했지만 늘 뒷전이었던
그 일은 바로 지난해 봄날 카페 뒷편 화단과 축대에
무성하게 자라던 잡목을 베어놓고 정리를 하지않은
그대로 주차장에 방치하여 네 계절을 나게 두었다.
지난해 봄, 베어놓을 당시에는 가지와 잎이 마르고
물기가 빠져 가벼워지면 정리해야지 했던 것이었다.
펜션 영업을 하지않아 카페 뒷쪽의 주차장 이용을
않아 그냥 그대로 둬도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 지금껏 방치했던 원인이고 결과였던 것이다.
이따금씩 보게 되면 해야지 생각을 하면서 그다지
급한 일이 아닌지라 차일피일 했던 것인데 드디어
어제 큰 마음을 먹고 장비를 동원하여 너저분하게
널부러져 있던 크고 작은 나뭇가지를 치워놓았다.
그 중에 땔감용으로 쓸만한 나무는 한쪽으로 치워
놓았다가 엔진톱을 가지고 적당한 크기로 잘랐더니
아주 잘 마른 장작이 되었다. 플라스틱 상자에 다섯
상자를 담아 자동차에 싣고 올라와 장작집에 두었다.
아마 못해도 열흘 이상의 땔감은 되지않을까 싶다.
네 계절째 미뤄두었던 숙제도 마무리를 하고 열흘
분량의 땔감까지 마련했으니 기분이 홀가분하면서
좋기는 한데, 거의 일년 가까이 방치했던 그 자체는
반성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촌부의 성격상
이렇게 오랜 시간, 일을 미뤄놓지는 않는데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또 그런 일이 있는 것은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