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사람 복(人福) 많은 촌부
2021년 2월 5일
음력 庚子年 섣달 스무나흗날
우리 고유의 큰 명절인 설날이 이제 며칠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요즘같은 코로나19 시절에 명절
쇠는 것도 쉽지않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하여
5인 이상 모임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라 정말로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표현을 하게 된다. 그 옛날
처럼 식구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명절에도 모든
식구가 모일 수 없는 이 현실을 뭐라고 해야할까?
그동안 설날이나 추석, 연말연시에는 식구들이 다
모여 이런저런 덕담도 나누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가족이 멀리 떨어져서 살다보니 이런 때가
아니면 얼굴을 마주보고 정겨운 대화를 나누면서
맛있는 음식도 함께 나눠먹는 시간, 가족간의 정을
나누는 시간이 별로 없다. 그나마 명절이나 되어야
시간을 내는 것인데 올해는 이마저 빼앗기는 듯한
느낌이다. 몹쓸놈의 바이러스에게 이런 시간마저
강탈 당한 것 같아서 씁쓸하다 못해 슬픈 느낌이
든다. 가족간의 정을 나누는 것도 어려운 현실이라
마음 한 구석에는 찬바람이 스며들어 훵해진다.
그렇지만 이 세상은 아직 살맛 나는 세상이 아닐까
싶은데 이놈 촌부만의 생각은 아니겠지? 며칠전엔
서울에 계시는 선배 누님께서 산골에 사는 아우가
생각난다며 완도산 고급 김이라고 하는 곱창김을
한 톳(100장)을 보내주셔서 아내가 얼마나 좋아라
하는지 모른다. 그뿐만이 아니다. 꽤나 오래전부터
명절이 다가오면 때마다 이런저런 선물을 보내오는
후배가 이번에도 또 냉동식품 세트와 곶감을 보내
왔다. 또 있다. 푸른문학 이은별 대표님께서 책을
잔뜩 보내시면서 몸에 좋은 단호박 천마차(茶)를
보내주셨다. 모든 분들께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다.
이 분들의 은혜에 어떻게 보답을 해야할까?
아내가 그랬다. '당신은 인복(人福)이 참 많아!"
내가 생각해도 그런 것 같다. 도시에 살던 때 워낙
사람을 좋아해 주변의 많은 분들과 교류를 하느라
나름 바빴다. 학교 친구들은 물론이고 사회생활을
하며 여러 방면을 통하여 아는 분들이 상당히 많다.
그런데 이곳 산골로 삶터를 옮기면서 자주 만날 수
없으니 관계가 자꾸 소원해지는 느낌이 들어 많이
아쉽다. 누군가 말했듯이 하나를 얻게 되면 또 다른
하나는 소홀하게 되거나 잃을 수가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가능한 한번 맺은 인연은 소중히 간직하고
싶은 것이 이 촌부의 간절한 마음이면서 다짐이다.
그래서인지는 잘 모르지만 아내가 말했듯이 촌부는
인복(人福)이 참 많은 것은 같다. 뭐 그렇다고 딱히
잘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다만 서로의 관계 형성,
관계 유지를 위해 나름의 방법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을 뿐이다. 관계에 있어서는 신뢰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바탕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상대방이
어떻게 촌부를 평가하게 될런지는 모르겠으나 늘
이런 마음으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사람은 이 세상에 태어나면서 부터 복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한다.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을 아닌
것 같다. 흔히들 말하기를 살면서 복을 지어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스스로의 노력으로 복을
짓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또한 "사람에게는
누구나 다 열 가지의 복(福)이 있다"고 한다.
그 열 가지가 과연 무얼까?
평생 살면서 가장 으뜸인 건강 복(福)부터 시작,
출세 복(福), 금전 복(福), 사랑 복(福), 웃음 복(福),
자식 복(福), 얼굴 복(福), 사람 복(福), 장수 복(福),
사업 복(福)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촌부는 열 가지
복(福) 중에 얼마나 복이 있을까?
글쎄? 현재까지 큰 아픔이 없이 살고 있으니까
건강 복은 그런대로 괜찮은 것 같고, 출세. 금전.
사업 복은 별로인 것 같으며, 장수 복은 아직은
나이가 있으니 잘 모르겠고, 얼굴 복은 그다지 잘
생긴 것은 아니니까 보통이고, 지혜롭고 살림을
잘하는 아내와 듬직하고 효자인 아들을 두었으니
사랑 복과 자식 복은 있는 것 같으며, 웃음이 많고
사람을 좋아하는 성격이라서 웃음 복과 사람 복은
조금 많은 것 같다. 결국 복(福)이란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지 어떤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다. 나름의 방법으로 자기의 일상에서 조금
작은 것이지만 만족을 하고, 가족들과 늘 건강하고
화목하게 생활하고,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
가짐으로 살아간다면 그게 곧 복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 촌부나 산골 아낙 아내는 일 福이 엄청
많은 것 같다. 촌부는 이 나이에 밖에서 일을 하고
있고, 집에 오면 단지의 이것저것 괸리하느라 많이
바쁘게 살고, 하절기에는 텃밭농사 짓느라 정신이
없다. 아내도 마찬가지다. 함께 넓은 단지관리에,
텃밭농사에, 집안 살림살이까지 하느라 분주하고
요즘같은 겨울철에는 시도때도 없이 자주, 많이
내리는 눈을 치우느라 손목, 팔목, 허리까지 아플
지경이라 너무나 안스럽다. 유유자적은 아니지만
즐기며 살아보자고 시작한 산골살이인데 고생만
시키고 있으니 너무나 미안하여 할 말이 없다.
올겨울 우리는 날씨 福은 별로인 것 같다. 수시로
한파가 닥치고 눈보라가 몰아치니 말이다. 오늘은
영하 5도 기온이라 조금 낫긴 한데 예보에도 없던
눈발이 또다시 흩날리고 있다. 참 특이한 날씨다.
더 이상 눈이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고 입춘도 지나
갔으니 따뜻해졌으면 하는 바람인데... 글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