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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황당한 일, 허황된 꿈


2021년 2월 3일 

음력 庚子年 섣달 스무이튿날, 立春


황당한 일,

24절기 중에 첫 번째 드는 절기 입춘(立春)이다.

'입춘 추위는 꿔다 해도 한다' 더니 그 말이 맞나

보다. 한파경보까지 내려져서 영하 13도까지 뚝

떨어진 기온이 그 옛말을 뒷받침을 하는 것 같다.

추위야 일기예보에서 이미 예고가 되었으나 너무

황당한 일은 예보에도 없었던 눈이 내린 것이다.

눈을 치우기전에는 자동차가 내려갈 수가 없으니

큰일이네. 통근버스를 타면 되긴 하지만 추운날

20여분을 걸어가야만 하니 걱정이로구나!


이맘때면,

양력으로는 이미 1월이 지나고 2월 초순이지만

음력으로는 아직도 섣달 하순, 경자년(庚子年)이

지나고 신축년(辛丑年) 새해가 되려면 열흘이나

남았다. 그 옛날엔 이맘때가 되면 많이 설레이고

설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설빔으로 옷이나 신발,

그 외 작은 것이나마 선물을 받았기 때문이고 또

먹거리가 풍부하지 않았던 시절이라 고기를 비롯

맛있는 음식을 맘껏 먹을 수가 있다는 기대감으로

부풀어 너도나도 설날을 기다렸던 것이다. 요즘은

설날이나 추석같은 명절을 그 옛날 촌부의 어릴적

그때처럼 손꼽으며 기다리는 아이는 없을 것이다.

세상이 좋아져서 먹거리를 비롯하여 모든 것들이

풍부한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걸 두고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낀다고 하던가?


허황된 꿈인 줄 알면서도...

이따금씩 허황된 꿈을 꾸며 쓰잘데기 없는 것에다

돈을 허비하곤 한다. 하지만 결코 큰 돈은 아니다.

아내와 함께 읍내 장을 보러 가거나 가끔 원주에

다니러 나가면 로또복권 한장씩 사가지고 나눈다.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겉으로는 되면 좋고 안되면

재미삼아 해보는 것이라고들 하지만 속내는 그런

것이 아닐게다. 낙타가 바늘 구멍을 통과하는 것과

같은 확률이라고 하더라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추첨일을 기다리는 것이기 때문이리라.


아주 오래전에 서울에서 친구들과 술을 거나하게

마시고 나와 헤어지면서 한 친구가 복권을 한장씩

나눠주었다. 그런데 이것이 4자리 숫자가 맞아서

4등에 당첨되었다고 하여 5만원 조금 넘는 금액을

받았다. 기억컨데 그땐 국민은행에서 지급했던 것

같다. 그래서 다시 자동으로 두 장을 샀고 나머지는

요긴하게 용돈으로 잘 썼다. 다음 추첨일에 또다시

4등에 당첨되어 이번에는 욕심이 생겨 다섯 장을

샀는데 연달아 그 다음에도 또 4등과 5등에 당첨,

이거 뭐 되는가 보다 하고 당첨금에 더 보태 무려

10만원어치를 사버렸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던가, 언감생심(焉敢生心)이라고 했던가? 다음

추첨일에는 5등 하나도 되지않은 몽땅 꽝이었다.

그날 이후로는 로또를 구입하지 않았다.


그런데 몇 해 전 함께 일하던 동료 직원이던 분이

로또 1등에 당첨되어 회사를 그만두고 나갔는데

너도나도 로또 열풍이 불어 한동안 난리법석이라

주변에 당첨이 되는 사람이 있구나, 하긴 사야지

당첨을 바라는 것이지 사지도 않고서 바랄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는가 싶어 아주 이따금씩 아내와

함께 로또를 한두장씩 사곤 했다. 솔직히 말하면

일확천금에 눈이 어두웠던 것이다. 그 아무에게나

당첨되는 것은 아닌 것인데 말이다. 생각을 해보면

참 우습다. 로또를 사는 마음은 혹시나 하는 마음,

나도 확률은 있겠지 하는 마음, 바로 허황된 꿈인

줄 알면서도 사게 되는 그런 마음에서 비롯된 것

아니겠는가 싶다. 이참에 또 복권 한장 사볼꺼나? 

아내에게 이렇게 말해볼까? '월요일 서울에 가자!'

그러면 아내는 이렇게 말하겠지? '서울에는 왜?'

촌부는 또 이렇게 말하며 아내를 놀려주어야겠다.

'로또 1등 당첨금 바꿔와야지!'라고 하면 아내는

'이 양반 제 정신이 아니구만! 로또가 아무나 돼?'

라면 껄껄껄 웃겠지? 이러고 한번 웃는거지 뭐~ㅎ20210203_07143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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