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2월에는 따스하기를...
2021년 2월 2일
음력 庚子年 섣달 스무하룻날
1월은 끝나는 그날까지 잔인했다.
눈, 비, 진눈깨비를 번갈아 쏟아놓더니
기온마저 영하로 떨궈놓아 땅바닥도, 길바닥도
온통 유리장처럼 반질반질하게 해놓고 떠났다.
그렇게 고통스럽게 괴롭히던 1월은 지나갔다.
2월은 힘들게 시작했다.
1월이 떠나면서 남긴 흔적을 고스란히 떠안고
어렵게 새로운 달의 첫날을 시작했으니 말이다.
집에서 한 발자국도 나갈 수가 없게 만들었다.
자연의 힘은 가히 상상 그 이상의 무서운 것이다.
겨울비를
그 누가 하늘이 주는 낭만적인 선물이라 했을까?
미친 소리가 아니라면 바보 멍청이 같은 말이다.
얼마나 무섭고 겁나고 잔인한지 모르고 그랬겠지?
심술궂은 마귀 할멈보다 더 겁나고 무서운데...
이맘때 내리는 겨울비는
비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준다.
차라리 하얗게 내리는 눈이 겨울비 보다는 낫다.
영하의 기온과 합작을 하여 빙판을 만드니 싫다.
이것도 하늘의 뜻이라면 너무 가혹하고 잔인하다.
재밌는 것은
그렇게 겁나고 힘들게 해놓고는 또 해결도 해준다.
하늘은 병주고 약주는 것을 주무기로 삼는 가보다.
한낮에는 간간히 햇볕을 비추고 따스한 바람까지
불게 하여 눈도 녹이고 얼었던 빙판도 녹여 버렸다.
그런데
어젯밤 또다시 찬바람 불며 한파경보가 내려졌다.
불과 몇 시간 사이에 영상이던 기온이 곤두박질을
하여 오늘 아침 영하 10도의 기온이기는 하지만
그다지 춥다는 느낌은 없다. 바람이 좀 불긴해도...
날씨의 변화는 참으로 신기하고 묘하고 겁도 난다.
그러니 어쩌겠는가?
나약한 인간인 우리가 하늘의 뜻, 기후변화에 맞춰
살아가는 수밖에 무슨 용빼는 재주가 있겠는가?
조금 힘이 들어도 하늘은 이놈이 운동부족이라고
자동차를 아랫쪽에 내려놓고 비탈진 언덕배기 길을
터벅터벅 걸어 올라오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지만
절기상으로 첫 번째 절기 입춘(立春)이 내일이다.
머잖아 훈풍이 불어오고 따스함이 다가오겠지?
그 희망을 품은 2월과 함께 아내가 창가에 기르는
실내화초 자스민 보라색 꽃이 한송이 활짝 피었다.
예쁘게 생긴 꽃은 아니지만 꽃내음은 기가 막힌다.
2월은 따스하고 향기로운 날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