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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대설주의보, 강풍경보, 한파경보가 한꺼번에...


2021년 1월 29일 

음력 庚子年 섣달 열이렛날


어제 오전에,

여기저기에서 눈이 쏟아진다는 소식이 있었다.

산골도 그럴 것 같았다. 하늘의 모습은 심퉁쟁이

시어머니의 얼굴처럼 잔뜩 찌푸리고 금방이라도

뭔가를 쏟아놓을 듯했다.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

폭풍전야 같다고 했던가? 모든 메스컴에는 날씨

소식으로 도배를 하는 듯했고 여기저기 SNS에는

강풍에 눈보라가 몰아친다는 소식이 줄을 이었다.


정오 무렵,

느닷없이 강풍이 몰아치더니 금새 눈보라가 시작

되어 사방은 잿빛 모습으로 변해버렸다. 넋을 잃고

물끄러미 한참 바라보고 있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쳐가는 것이 아닌가? 혼잣말로 중얼중얼거렸다.

"요즘은 일기예보가 참말로 잘 들어맞는 것 같네. 

미리 대비를 할 수 있으니 좋은 일이라 해야겄제?"


오후 3시쯤,

바깥이 안보이는 곳에서 일을 하다보니 궁금했다.

'눈이 얼마나 내렸을까?'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눈 많이 왔나? 바람도 세차게 부는 것 같은데..."

"아이고~ 말도 마시오. 눈보라가 장난이 아니야!"

"눈이 그쳐도 태풍급 강풍이 분다니까 나가지마!"

"걱정마슈! 내가 알아서 해요. 바쁘지 않은가베?"

"당신이 눈치우러 나갔을까봐 걱정이 되어서..."

"내 걱정말고 일이나 하셔~ 이따봐요."

"오케이~ 오늘 차 놓고 갈거니까 눈 치우지마라!"

"알았다니까~ 수고하시구랴!"

아내와 전화 통화를 마치고 창가에 나가봤더니

우와~ 바람이 거세게 불고 내리는 눈과 쌓인 눈이

뒤섞여 눈보라가 장난이 아니다. 스마트폰도 자꾸

웅웅거린다. 대설주의보와 강풍경보, 한파경보를

알려주는 재난문자가 쏟아지는 것이었다. 이 또한

겨울날 날씨의 종합세트가 아닌가 싶다.


저녁무렵에,

아침 시간 건물에 들어오면 거의 바깥에 나가지를

않는 일을 하고 있기에 밖에 무슨 일이 있어도 잘

모른다. 자동차가 지하주차장을 빠져나오자마자

씽씽 부는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잔뜩 흐린 날씨,

사방은 그야말로 잿빛의 회색이고 땅에는 하얗게

내린 눈이 강풍에 흩날려 눈이 내리는 것 같았다.

대설주의보는 해제되었다는 재난문자가 띵동~

다행이기는 하지만 문제는 강풍과 한파, 그야말로

북풍한설이라고 해야할 것 같았다.


마을 입구에 왔으나,

자동차는 집으로 올라갈 수가 없어 아랫쪽 입구에

세워두고 눈이 쏟아져 미끄러운 길을 걸어서 집에

올라왔다. 아랫쪽 길은 여전히 눈을 치우지 않았고

옆집과 우리의 공용 길은 옆집에서 트럭에 장착한

제설기로 밀기는 했으나 자동차 통행은 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런데 우리 길은 아내가 아주 깔끔하게

치워놓았다. 모두 이 정도만 치운다면 눈이 내려도

걱정이 없을 것 같은데 왜 다들 저렇게 위험천만한

짓을 하고 있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어 답답하다.

강풍이 몰아치는 오후 내내 아내는 진입로는 물론

주차장까지 다 치워놓고 촌부가 집에 올라왔더니

마지막으로 중앙통로의 눈을 치우고 있었다. 거의

3시간을 눈보라가 치는 강풍 속에서 고생했단다.

함께 마무리를 하고 집에 들어왔더니 땅거미가 진

뒤였다. 얼마나 고생이 심했는지 아내의 양쪽 볼은

발갛게 달아오른 모습이라 너무 안스러워 짠했다.

그래도 저녁을 준비한다고 주방에 서있는 아내의

뒷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파서 꼬옥 안아주었다.


오늘은 하루사이에,

세상이 온통 하얀 세상으로 바뀌었다. 전날까지만

해도 쌓였던 눈도 녹고 날씨도 따뜻하여 겨울인가

아닌가 싶을 정도였는데 또다시 한겨울 속으로 푹

빠져드는 느낌이랄까? 오늘 아침 기온 영하 18도,

폭설까진 아니지만 기습적인 대설과 강풍에 이어

꽤나 매서운 한파가 산골을 꽁꽁 얼려놓고 있다.20210129_014230.jpg

  • 허익범 2021.01.29 09:47

    서울에서 온 사람 때문에 부부가 맘고생, 몸고생이 많으시우.  얼마나 속상하실까....  눈 올때마다 속상할 것이니 그만 포기하고 내려놓으시우.  용식어른이 탈나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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