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겨울인듯 겨울 아닌듯...
2021년 1월 27일
음력 庚子年 섣달 보름날
어제는 온종일
눈, 진눈깨비, 비가 오락가락을 하더니
운무에 바람까지 합세하여 하루를 장식했다.
흐리고 궂은 날씨 때문에 해가 나오지 않았지만
밤에는 구름사이로 휘영청 밝은 달이 떠올랐고
밤하늘에는 총총한 별이 구름과 숨박꼭질을 했다.
이런 현상을 날씨의 종합세트라고 불러야겠지?
지금껏 20년 세월 동안 산골살이를 하고 있지만
좀처럼 보기가 드문 자연현상이 아니었나 싶다.
아직 1월도 하순인데
나뭇가지에 빗방울이 방울방울 맺혀있는 모습은
마치 봄날 내리는 이슬비에 맺힌 빗방울 같았다.
군데군데 덜 녹은 눈이 하얗게 쌓여있는 모습과
너무나 대조적이고 어울리지 않는 그런 모습이다.
뿐만아니라 기온마저 오르락내리락 겨울날 치곤
따뜻한 날이라서 우리네 서민들은 살맛이 난다.
불과 얼마전까지는 기록적인 한파에 시달리느라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는데 마치 널뛰기를 하듯
겨울이 지옥과 천당을 오락가락 하는 것과 같으니
아무래도 뭔가 모르는 이상한 징후가 생긴 것 같다.
날씨변화에 민감한들 무엇하랴?
자연이 만드는 자연현상인데 알아서 뭐하겠는가?
눈이 오면 눈이 오는가 보다 하고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가 보다 하고
비가 오면 비가 오는가 보다 하면 될 텐데...
춥다, 덥다, 차갑다, 따뜻하다 궁시렁거리지 말자!
영하 2도의 아침, 겨울인듯 겨울 아닌듯한 날에는
그 옛날 '남송사대가' 범성대(范成大)가 읊었던
한우(寒雨 겨울비)라는 漢詩나 감상해볼꺼나...
寒雨 한우
何事冬來雨打窗, 하사동래우타창
夜聲滴滴曉聲淙. 야성적적효성종
若爲化作漫天雪, 약위화작만천설
徑上孤篷釣晚江. 경상고봉조만강
겨울비
어인 일로 이 겨울에
비가 창을 때리는가
밤에는 빗방울 소리더니
새벽에는 빗줄기 소리구나
이러다가 하늘 가득
눈으로 변해 버린다면
내쳐 외로운 나룻배에 올라
저녁 강에서 낚시나 하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