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이른 아침에...
2021년 1월 25일
음력 庚子年 섣달 열사흗날
이른 아침 잠에서 깨어나는 시간은 사시사철 거의
일정하다. 아마 남들보다 기상 시간이 조금 빠르지
않을까 싶다. 아직은 동절기라서 어둠이 걷히려면
한시간 반은 기다려야만 어렴풋이 사방을 분간할
정도로 동녘이 밝아올 것이다. 그렇지만 이 시간이
참 좋다. 적막하다고 할까, 고요하다고 해야 할까?
적막을 즐기는 것도 좋고, 고요를 즐기는 것까지도
이제는 버릇이 되고 습관이 되었다.
하절기에 비해 요즘같은 동절기는 날이 밝아오는
시간이 늦어 그다지 바쁘지는 않지만 뭔가 모르게
분주히 움직이느라 어떻게 시간이 잘 가는지 나도
모르게 지나가 버린다. 아내가 하는 말이 걸작이다.
"도대체 당신은 뭐가 그리 바쁘다고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사방 돌아다니느냐 말이오. 잠 좀 잡시다!"
라며 성화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지금껏 이어오는
버릇이고 습관인 것을... 작고하신 아버지께서도 그
옛날 그러셨다. 고향 시골에서 살던 때도 그러셨고
서울에서 살던 때도 이른 아침부터 부시럭거리며
온식구들 아침 잠을 깨워서 정말 싫기도 했었는데
그 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은 큰아들이라서 그런지
이젠 이 촌부가 아버지께서 하셨던 것처럼 그러고
있는 것이다. 아침형 인간의 버릇도 유전일까?
오늘은 쉬는 날이라서 아내의 권유에 늑장을 부려
보기로 했으나 그마저도 잘 안된다. 잠은 깨었지만
일부러 잠자리에서 뒤척이다가 30여분도 못견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어쩔 수 없는, 못말리는
버릇이다. 오늘부터 한 사나흘은 따뜻할 것이란다.
아침 기온은 영하 5도, 한낮에는 영상 10도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한다. 따뜻한 걸 몹시 그리워하는
산골 부부라서 이런 날을 반기게 된다. 따뜻한 날,
아내가 모처럼 원주에 다녀오자고 한다. 생필품을
사와야 한단다. 오랜만에 원주에 나가는 것 같다.
한달에 두어 번은 다녀온데 이번에는 꽤 길었다.
지난해 12월초 다녀왔으니 두 달이 다 되어가네.
산골 부부는 모처럼 도시로 데이트를 나가게 되는
날인데 뭐 맛있는 것이나 먹고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