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휴우~ 큰일날뻔 했네!
2021년 1월 23일
음력 庚子年 섣달 열하룻날
블랙 아이스(black ice)
우리말로는 '도로 결빙 현상'이라고 일컫는다.
기온이 갑작스레 영하로 떨어져 내려갈 경우,
도로 위에 녹았던 눈이나 비가 내려 스며들거나
마르지 않아 얇은 빙판으로 얼어붙는 현상이다.
어제 아침 일이다.
결국 이놈의 블랙 아이스 때문에 그만 탈이 났다.
전날 겨울비가 내려 틀림없이 길바닥이 얼어붙을
것이라고 예상되어 자동차를 아랫쪽에 두고와서
걸어서 내려가야만 했다. 겨울비가 내리면서 눈이
함께 녹으면서 밤새 찬공기에 길바닥이 유리처럼
반질반질한 모습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이런 길을
어찌 자동차 통행을 하겠는가? 해마다 초겨울과
늦겨울에 겨울비가 내리면 이런 현상이 종종 있어
늘 조심을 하느라 애를 먹곤 한다.
허리를 삐끗했다.
아주 조심스럽게 꽃게 걸음으로 한발짝 또 한반짝
길옆으로 치워놓은 눈을 밟으며 비탈길을 따라서
걸어 내려갔다. 우리 길을 지나고 아랫쪽의 삼거리
무렵에는 거야말로 빙판이 장난 아니다. 가로질러
건너가야 하는 곳이라서 조심조심 아주 조심스레
한발, 또 한발 살금살금 건너다가 그만 중심을 잃고
허리를 삐끗하고 말았다. 다행히 넘어지진 않았다.
330m 거리를 내려가는데 소요된 시간이 20분이
넘게 걸렸다.
그때는 몰랐다.
회사에 도착하여 일을 하는데 허리가 영 불편했다.
이 정도쯤이야 하며 겨우겨우 일을 마치기는 했다.
저녁무렵 또다시 평창산간에 대설주의보가 있어서
자동차를 아랫쪽 그 자리에 세워두고 또 걸어왔다.
저녁무렵에는 영상의 기온이라 길바닥이 축축하게
젖어있어 올라오는데는 별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뻐근한 허리 통증 때문에 조심조심 걸어야만 했다.
조금 낫기는 하다.
집에 와서 뜨거운 물로 샤워한 다음 아내가 챙겨준
뜨거운 보온 물주머니를 허리에다 대고 있었더니
조금 낫기는 하다. 예전 도시에 살던 광고회사 시절
일하다가 허리를 다친 이후로 이곳에 내려오기 전
까지 근 10년 가까이 고생을 했던 경험이 있어서
허리에 무리가 가지않도록 늘 신경을 꽤 쓰고 있는
것이다. 조금 삐끗했으니까 괜찮겠지만 괜시리 또
신경이 쓰인다.
오늘은 괜찮겠지?
이른 아침 기온은 영하 1도, 예보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졌다고 하는데 눈은 내리지 않았다. 다행이다.
잠을 자고났더니 허리 통증은 많이 가라앉았으나
약간 뻐근한 기운은 남아있다. 조심하면 괜찮겠지?
느닷없이 내린 겨울비에 생고생을 하게 된다. 하긴
이맘때 내리는 겨울비는 눈보다 더 무섭기는 하다.
휴우~ 큰일날뻔 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