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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길냥이 장화 녀석


2021년 1월 21일 

음력 庚子年 섣달 초아흐렛날


24절기의 마지막 절기, 

대한(大寒)이었던 어제는

큰 추위라는 뜻과는 다르게 한낮은 따스했다.

하루의 기온 차이를 뜻하는 일교차가 대단했다.

이른 아침은 영하 18도, 오후 3시에는 영상 6도...

그러니까 무려 24도 가량의 차이가 난 것이다.

근래 보기드문 현상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오늘 아침은 영하 6도에 머무는 기온이다.

이 또한 어제 같은 시각에 비해 12도의 차이다.

오후부터 영상의 기온에 때아닌 비소식이 있다.

예전 우리나라 겨울의 특징은 삼한사온(三寒四溫)

그러나 요즘에는 그 말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이겠지 싶어 많이 씁쓸하다.

이 모든 기후의 변화는 환경을 무시하고 자연을

무분별하게 훼손한 우리네 인간들의 그릇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하니 이 또한 씁쓸함이다.


어제 저녁무렵 그동안 매일 외박을 했던 자동차가

나흘만에 드디어 집으로 올라왔다. 아침에 걸어서

내려갈 때만 해도 미끄러워 저녁에 차가 올라오는

것은 무리겠구나 싶었는데 한낮 기온이 영상이라

많이 녹아서 약간 미끄러운 감이 없잖아 있었지만

그런대로 괜찮아 무사히 올라올 수가 있었다.


집에 도착하여 카페앞 주차장에 자동차를 세워놓고

차에서 내리자마자 저만치 바베큐장쪽에서 길냥이

장화 녀석이 촌부쪽으로 달려 내려오는 것 아닌가?

"어라? 이 녀석이 집고양이가 된 것인가? 주인을

알아보고 달려오는 것을 보니..."라고 중얼거렸다.

참 신기했다. 중앙통로를 걸어서 집으로 올라오며

"장화야! 집에 밥 먹으러 가자! 이리 와~" 했더니

그 말을 알아들었는지 촌부의 뒤를 졸졸 쫓아오고

있었다. 하도 신기하여 뒤돌아보며 사진 몇 컷을

찍었다. 잠시 머뭇거리는가 싶더니 옆을 스치면서

쏜살같이 달려 집쪽으로 가버렸다. 집에 올라와서

데크를 내다봤더니 늘 하던 모습으로 앉아있었다.


지난해 늦은 봄에 우리 단지 어디에선가 태어나서

지금껏 머무르고 있는 녀석이다. 오래전부터 우리

단지 어디에선가 살고있는 길냥이 한 쌍이 지난해

늦은 봄에 세 마리 새끼를 낳았다. 한동안 아내가

녀석들에게 먹이를 챙겨주기 시작하면서 친해졌다.

아침, 저녁이면 늘 데크에 나타나 먹이를 기다리곤

한다. 그래서 아내가 이름까지 지어주며 집고양이

처럼 보살피며 기르다시피했다. 얼룩색이라 하여

'얼룩이덜룩이', 새까맣게 생겼다고 '깜장이' 또한

발목이 하얗고 장화를 신은 것 같다며 '장화'라고...

그런데 처음에는 얼룩이덜룩이가 나가고 그 다음

깜장이가 집을 나가 들어오지 않았다. 듣기에 야생

길냥이는 어느 시기가 되면 독립을 한다고 들었다.

생각컨데 그래서 장화가 우리 단지에 남아있고 두

녀석은 독립하여 떠난 것이 아닌가 싶다. 녀석들의

어미와 아비는 아주 이따금씩 우리 단지에 나타나

남아있는 새끼, 장화의 동태를 살피러 오는 것 같다.


우연한 기회에 먹이를 주게 되면서 집에 길냥이를

기르게 되었다. 먹이를 챙겨주기는 하지만 어디서

잠을 자는지는 모른다. 아침, 저녁이면 데크에 와서

챙겨주는 먹이를 먹고는 어디론가 사라지곤 한다.

아내가 운동을 하다보면 카페앞에 있기도 하고 또

단지 여기저기를 배회하고 있다고 한다. 어쩌다가

먹이를 먹으러 나타나지 않으면 걱정을 하는 아내,

이런 아내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지만 요즘은 거의

거르는 날이 없다. 길냥이지만 정성껏 먹이를 챙겨

주다보니 이젠 정이 들어 반은 집고양이가 되었다. IMG_20210121_6.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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