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하루종일 내린 눈
2021년 1월 19일
음력 庚子年 섣달 초이렛날
올겨울은
유난히 눈이 자주 내리고
내렸다 하면 상당히 많이 내린다.
어제는
그젯밤부터 시작한 눈이
온종일 오락가락 꽤 많이 내렸다.
산골에서는
눈이 내리는 날에는 할 일이 없어
하루종일 집안에 있으니 답답했다.
그렇다고
눈이 내려 딱히 할 일도 없는데
일을 만들어서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어차피
눈이 그쳐야 치우든 말든 할테니
마음놓고 한번 푹 쉬어보자고 했다.
아내는
이렇게 푹 쉬는 날이 얼마나 있냐며
마음놓고 낮잠이나 즐기라고 했다.
그런데
그렇게 하는 것도 쉽지 않았고
낮잠을 청해봐도 눈만 말똥말똥 했다.
이럴땐
책을 읽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서재에 나가 책을 한 권 꺼내 읽었다.
그래도
이따금씩 창문을 열어놓고
하염없이 펑펑 내리는 눈을 바라봤다.
한가로이
집안에서 바라보며 감상하는 설경은
그야말로 장관이고 한 폭의 그림이었다.
그런데
그 멋진 설경을 눈으로 즐기면서
마음은 눈을 치울 걱정을 하고 있었다.
어서빨리
눈이 그치기를 바라는 촌부의 마음을
하늘이 알았는지 저녁무렵 눈이 그쳤다.
부랴부랴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바깥으로 나와
빗자루를 챙겨들고 눈을 쓸기 시작했다.
다행히
눈은 가벼웠으나 빗자루로는 역부족이라
다시 넉가래를 들고 와서 밀기 시작했다.
조금후
아내도 함께 치우겠다며
눈삽을 들고 나와 함께 중앙통로를 치웠다.
카페앞에서
촌부는 넉가래 두 개를 들고 앞서 밀고
아내는 넉가래 하나로 뒤를 따르며 밀었다.
비탈진 진입로는
넓어서 가운데를 먼저 밀고 난 뒤에
아내는 오른쪽, 촌부는 왼쪽을 밀어부쳤다.
그렇게
두어 시간 눈을 치우고 났더니
어느새 날이 저물고 찬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다행히
날이 저물기 전에 눈이 그쳤으며
제설작업도 마무리하여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그러지 않았으면
오늘 촌부가 출근하고 나면 아내 혼자서
그 많은 눈을 치우느라 엄청 고생했을 테니까.
더군다나
오늘 또다시 한파경보에 영하 22도 기온으로
얼어붙어서 힘이 배나 들어 고생을 했을테니...
그나저나
올겨울은 한파와 눈이 경쟁이라도 하듯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는 것 같아서 못마땅하다.
제깟 촌부가
하늘의 뜻을 이러쿵저러쿵 해봐야
소용이 있을까마는 알다가도 모를 기후변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