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참으로 오랜만에...


2021년 1월 16일 

음력 庚子年 섣달 나흗날


어제는 때아닌 겨울비가 잠시 내렸다. 예보와 달리

많이 내리지 않았고 영상 7도까지 올라간 푹했던

날씨라서 길바닥이 얼어붙는 불상사는 없어 정말

다행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동차를 아랫쪽에

놓고 걸어서 올라왔다. 올겨울에는 유난히 추워서

자꾸 보일러에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 어제는 또

보일러 사장이 점검차 다녀갔고. 혹시 심야전기에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닌가 싶어 한전에 부탁했더니

다녀갔다. 한밤중에 아내와 함께 심야전기 콘트롤

박스와 보일러 콘트롤 박스를 확인하고 들어왔다.

아무래도 보일러 가동하는 방법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정상적으로

잘 가동되고 있어 다행이다. 산골살이를 하다보니

별의별 신경을 다 쓰고 산다. 오늘은 아침 기온이

영하 3도인데 내일부터는 또다시 한파가 몰려올

것이고 내일 밤부터는 또 눈이 내릴 것이란다.


나뭇꾼이란 소리를 들은 것이 언제인가 모르겠다.

간만에 산에서 나무를 조금 해왔다. 산이라기 보다

밭가의 절개지와 퇴비장 옆쪽 숲이라 먼 곳이 아닌

집부근이라고 하는 것이 맞겠구나 싶다. 아무래도

올겨울은 북극 한파가 엄청 맹위를 떨치고 기승을

부려서 땔감나무를 많이 땐 것 같다. 당초 예상했던

것 보다 많이 소비를 했으니 분명 모자랄 것 같아서

나무를 좀 해오기로 했다. 먼산을 가는 것이 아니라

그나마 힘은 덜 들었다.


지난해 이른 봄, 큰밭가 옆쪽의 절개지에 무성하게

자라던 잡목을 베어놓은 것이 있어 올라가 모두 다

끄집어 내고, 퇴비장 부근의 숲속에 있는 소나무가

지난 여름 태풍에 커다란 가지가 찢어져 있는 것을

엔진톱으로 잘라 어깨에 매고 서너 번을 가져왔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산에서 땔감나무를 주워다가

사용을 했었다. 우연한 기회에 제재소에서 목재를

다듬고 남은 죽데기를 사다가 쓰면 힘도 덜 들고

비용도 그다지 많이 들지않는다고 하여 두어 해는

그렇게 땔감을 마련했다. 그러나 그 일도 만만찮은

일이었다. 트럭이 없으니 짐차를 불러야했고 또한

한 해 겨울을 나려면 꽤 많은 양의 죽데기가 필요한

것이라 비용도 수월찮게 들었다. 단지 도끼질만 좀

덜한다는 것이었을뿐 장작크기로 자르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제재소에서 목재를 자르고 난

후 남는 토막나무를 땔감용으로 싸게 판다는 것을

우연한 기회에 아내의 아이디어로 알게 되었다. 

진부에 이따끔씩 가는데 국도변의 제재소 입구에

350kg짜리 감자부대 안에 토막나무가 들어있어

물어봤더니 땔감용으로 싸게 판다고 하여 지난해

가을 마을 아우의 도움으로 여섯 부대를 사오게 된

것이다. 정말 편하게 땔감나무를 사용하게 되었다.

그런데 올겨울은 워낙 춥다보니 아마도 그것으론

모자랄 것 같았다. 또다시 마을 아우에게 부탁하여

신세를 지는 것도 미안하여 예전 방식으로 산에서

나무를 조금 해오기로 한 것이다. 


절개지의 잘 마른 자잘한 잡목을 꺼내는 것은 그리

힘들지 않았다. 꺼내놓은 나무를 아내와 함께 잠시

집앞으로 질질 끌고 오는 것이라서 재미있게 했다.

그러나 몇 해 전 커다란 느티나무를 베어내며 워낙

밑둥이 크고 무거워서 밭가에 방치해 두었던 것은

꽤 오래 말랐지만 자르는 것도 나르는 것도 상당히

힘들었다. 그 다음 퇴비장 부근에 지난 여름 찢어진

소나무 가지는 상당히 굵었고 찢어져 자빠지면서

주변 나무에 걸쳐있어 엔진톱으로 잔가지를 모두

잘라내도 땅바닥에 내려오지 않아서 애를 먹었다.

하는 수 없이 걸쳐있는 죽은 나무까지 베느라 꽤나

힘이 들었다. 결국 오른손에 작은 상처가 나는 것도

모르고 나무를 베어 어깨에 메고 집앞에 가져왔다.


그 다음은 촌부는 엔진톱으로 장작크기로 자르고

아내는 작업을 하기 쉽게 도와주었다. 굵은 토막은

도끼질을 해야만 했다. 간만에 도끼질을 하였지만

아직 실력(?)은 녹슬지가 않았다. 옆에서 쪼개놓은

장작을 나르던 아내가 한마디 하는 것이 아닌가?

"우와~ 아직 쓸만하네, 쓸만해!"라며 웃고 있었다.

"이 정도쯤이야, 우습지 뭐~"라며 맞장구를 쳤다.

참으로 오랜만에 해놓은 땔감은 못해도 보름정도는

땔 만큼을 되지않을까 싶다. 다행히 겨울비가 오기

전에 장작을 준비하여 다행이구나 싶다.20210116_004759.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1964 촌부의 단상-별 짓을 다 하네! file 2021.01.11
1963 촌부의 단상-옛 추억을 되살려 보며... file 2021.01.12
1962 촌부의 단상-이른 아침부터 분주하네! file 2021.01.13
1961 촌부의 단상-산골 아낙표 케익 file 2021.01.14
1960 촌부의 단상-영양만점, 맛좋은 약식(藥食) file 2021.01.15
» 촌부의 단상-참으로 오랜만에... file 2021.01.16
1958 촌부의 단상-가끔은, 아주 가끔은... file 2021.01.17
1957 촌부의 단상-겁쟁이 촌부, 겁없는 젊은이들... file 2021.01.18
1956 촌부의 단상-하루종일 내린 눈 file 2021.01.19
1955 촌부의 단상-겨울밤엔 군밤을 굽자! file 2021.01.20
1954 촌부의 단상-길냥이 장화 녀석 file 2021.01.21
1953 촌부의 단상-겨울비 내리던 날에... file 2021.01.22
1952 촌부의 단상-휴우~ 큰일날뻔 했네! file 2021.01.23
1951 촌부의 단상-아이젠을 신발에 장착하고... file 2021.01.24
1950 촌부의 단상-이른 아침에... file 2021.01.25
1949 촌부의 단상-아내의 뜻에 따르니... file 2021.01.26
1948 촌부의 단상-겨울인듯 겨울 아닌듯... file 2021.01.27
1947 촌부의 단상-아이젠 차고 출근하는 촌부 file 2021.01.28
1946 촌부의 단상-대설주의보, 강풍경보, 한파경보가 한꺼번에.... 1 file 2021.01.29
1945 촌부의 단상-고향이 어디세요? file 2021.01.3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36 137 138 139 140 141 142 143 144 145 ... 239 Next
/ 239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