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산골 아낙표 케익


2021년 1월 14일 

음력 庚子年 섣달 초이튿날


오늘 아침도 한 자리 숫자 기온이다. 영하 8도...

춥다는 느낌은 없다. 맹추위를 견뎌서 그렇겠지?

언제였는지 기억에도 없지만 긴 한파가 주춤하여

한낮의 기온이 영상을 기록했다. 어제 오후 3시쯤

영상 4도, 며칠전 아침 영하 28도의 기온과 비교

한다면 무려 32도 차이다. 계절과 또다른 계절의

차이 만큼이나 되는 것이리라. 산골살이 20년에

별의별 신기한 기후변화를 겪으며 사는 것 같다.


오늘은 아내의 빵 만들기에 대한 것을 화두로 삼아

보려고 한다. 코로나19 사태만 아니었으면 아내는

지금쯤 빵을 배우러 다녔을 것이다. 아내가 배우고

싶은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빵 배우기인데 결국은 또 

한 해가 지나가고 또다른 한 해에 접어들게 되었다.


지난 크리스마스 무렵이었던가?

아내가 케익을 만들어 보고싶다며 읍내 마트에

휘핑크림을 찾았으나 없어서 결국 만들지 못했다.

퇴근하여 주방에 갔더니 식탁위에 동그랗게 생긴

것이 있어 자세히 살펴봤지만 빵은 빵인데 어디에

쓸 용도인지 몰라서 "이거 뭣꼬? 어디 쓸긴데?"

라고 했더니, "잘 구워졌지? 케익 만들어 보려고.."

라고 하면서 "갑자기 케익이 먹고 싶더라구!ㅎㅎ"

하는 것이었다. "빵집에 나가면 하나 사다먹지?"

라고 핀잔처럼 말했다. "한번 만들어보고 싶었어!"


저녁식사후 설거지를 마친 아내에게 "차 마시자!"

라고 했더니 "케익 만들어서 함께 마시자구요."

라고 하여 주방으로 갔더니 아일랜드 식탁위에서

거품기로 생크림을 만들고 있었다. 구워놓은 빵은

이미 위쪽 둥그런 부분은 잘라낸 뒤였다. 아내가

빵을 똑같은 크기로 자를 수 있겠느냐고 물었으나

도저히 자신이 없었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럼 장화에게 먹이나 주고 오슈! 추운데 데크에

기다리고 있는 것 같은데..."라며 길냥이 장화에게

줄 소시지를 잘게 썰어 갖다주라고 했다. 데크에서

기다리는 장화에게 먹이를 주고 들어왔더니 그새

빵을 똑같은 크기로 반을 나눠놓았다. 그 다음에는

거품을 낸 생크림을 바르고 반으로 나눈 또 한 쪽을

덮은 다음 그 위에다 생크림을 또 바르는 것이었다.

그리고 냉장고에서 뭔가 열심히 찾느라 분주했다.


결국 못찾고 돌아서며 "이대로 그냥 먹기는 그렇고

좋은 방법이 없을까?"라고 중얼거리더니 또 냉장고

문을 열고 뭔가를 찾느라 열심히 뒤적거리고 있는

아내에게 "그냥 잼이나 발라 먹자! 아무러면 어때!"

라고 했다. 냉장고 문을 닫고 뭔가 두 가지를 들고

왔다. 하나는 사과조림, 또 하나는 자두잼이었다.

케익에 데크레이션 토핑을 할 재료가 없다고 하며

"이거라도 얹고 발라보면 어떨까?"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케익위에 동그랗게 사과조림을 얹은 다음

가에는 자두잼을 바른 다음 하는 말이 "괜찮아?"

라고 물었다. "좋네, 좋아! 우리가 먹을 건데 뭘..."

라고 대답했더니, "그럼 빵칼로 적당한 크기로 잘라

갖고 가슈! 차 우려서 가지고 갈테니..."라며 웃었다.

이렇게 하여 산골 아낙표 케익이 완성되어 둘이서

우려낸 차와 함께 맛있게 먹었다.20210114_072243.jpg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2823 촌부의 단상-2월에는 따스하기를... file 2021.02.02
2822 촌부의 단상-마스크 없는 세상이 빨리 오기를... file 2021.02.01
2821 촌부의 단상-1월이 가지만... file 2021.01.31
2820 촌부의 단상-고향이 어디세요? file 2021.01.30
2819 촌부의 단상-대설주의보, 강풍경보, 한파경보가 한꺼번에.... 1 file 2021.01.29
2818 촌부의 단상-아이젠 차고 출근하는 촌부 file 2021.01.28
2817 촌부의 단상-겨울인듯 겨울 아닌듯... file 2021.01.27
2816 촌부의 단상-아내의 뜻에 따르니... file 2021.01.26
2815 촌부의 단상-이른 아침에... file 2021.01.25
2814 촌부의 단상-아이젠을 신발에 장착하고... file 2021.01.24
2813 촌부의 단상-휴우~ 큰일날뻔 했네! file 2021.01.23
2812 촌부의 단상-겨울비 내리던 날에... file 2021.01.22
2811 촌부의 단상-길냥이 장화 녀석 file 2021.01.21
2810 촌부의 단상-겨울밤엔 군밤을 굽자! file 2021.01.20
2809 촌부의 단상-하루종일 내린 눈 file 2021.01.19
2808 촌부의 단상-겁쟁이 촌부, 겁없는 젊은이들... file 2021.01.18
2807 촌부의 단상-가끔은, 아주 가끔은... file 2021.01.17
2806 촌부의 단상-참으로 오랜만에... file 2021.01.16
2805 촌부의 단상-영양만점, 맛좋은 약식(藥食) file 2021.01.15
» 촌부의 단상-산골 아낙표 케익 file 2021.01.1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 239 Next
/ 239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