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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별 짓을 다 하네!


2021년 1월 11일 

음력 庚子年 동짓달 스무여드렛날


오늘은 영하 21도,

어제보다는 기온이 많이 올라갔다.

한파에 며칠 나오지 않던 온수가 나온다.

난로에 물을 뎁혀 겨우 세수만 했었는데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니 너무나 기분이 좋다.


며칠전에 내린 폭설로

산골 촌부네는 별안간 눈부자가 되었다.

햇볕이 나면 눈은 녹게 마련인데

워낙 날씨가 추워서 눈이 녹지를 않는다.

눈부자가 얼마나 오랫동안 이어질지 모르겠다.


설상가상(雪上加霜)이라고 했던가?

긴 한파가 지속되는 와중에

상상 그 이상의 역대급 한파가 몰아닥쳤다.

한파에 한파를 더한 걸까, 곱한 것일까?

살다살다 이번 같은 혹독한 한파는 처음 겪는다.


지붕위에 잔뜩 쌓인 하얀 눈은

조금씩 조금씩 아주 조금씩 

한낮의 햇볕에 녹아 흘러내리면서

처마끝에 어마어마한 고드름이 매달렸다.

길고 굵기도 하지만 뾰족함이 흉기처럼 보인다.


지독한 한파의 여파가 보인다.

추운날 실내의 난방을 위하여 

얼마나 난롯불을 오래 지펴댔는지

이제 겨우 1월 중순에 접어드는데

밭가에 있는 장작집은 어느새 바닥을 드러낸다.


자정이 다 되어가는 한방중에

자동차키를 들고 현관문을 열고 나오니

우와~ 밤하늘의 별들이 쏟아질듯 반긴다.

집안에서 창문을 열고 내다보는 밤하늘과는

사뭇다른 느낌이 눈과 마음에 다가오는 것 같다.


한방중에 왜 자동차키를 들고 나갔을까?

잠을 자기전에 시동을 한번 걸어보려는 것,

엊그제와 같은 고생을 되풀이 하지않으려고...

그뿐만이 아니고 한파에 자동차가 얼까싶어

자동차 보닛 위에 담요까지 덮어놓았다.


촌부가 한밤중에 자동차 시동을 거는 것은

자정무렵 영하 13도의 기온에 겁을 먹은 것,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라는

옛 속담 그대로가 아닌가 싶은데 맞는 비유인가? 

하여간 산골에 살다보니 별 짓을 다 하며 산다.20210111_01200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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