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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먹는 재미로 버텨야제!


2021년 1월 6일 

음력 庚子年 동짓달 스무사흗날


소한(小寒)이가 제대로 본때를 보여주는 것인가?

'소한 추위는 꾸어다가라도 한다'라는 속담이 있듯

하루 사이에 수은주가 영하 23도로 곤두박질했다.

며칠 지속되다가 해제된 한파경보가 또 내려졌다.

정말로 매서운 한파이다. 겨우 하루를 주춤하는가

싶더니만 해가 넘어가면서 급격히 기온이 떨어져

최강 한파를 기록하고 있다. 역시 강원도 산골다운

겨울날의 날씨변화라고 할까? 한두 해 겪는 것은

아니지만 날이 갈수록 추위도 무섭고 눈이 내리는

것도 겁을 먹는 촌부이다. 나이듦이라 그런가?


이렇게 추운 겨울날엔 뭐니뭐니해도 잘 먹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아내 덕분에 호사를 누리는

촌부이다. 예전 도시에 살던 때보다도 산골살이를

하는 지금이 더 잘 먹는 느낌이 든다. 그 당시에는

아파트 입구만 벗어나면 온갖 메뉴의 음식점들이

즐비했다. 그러다보니 시도때도 없이 외식을 했다.

하지만 20년전 산골살이를 시작하면서 외식하는

횟수가 급격히 줄었다. 줄었다는 표현보다는 거의

없다는 표현이 맞겠지? 외식이라고 해봐야 아주

가끔씩 아내와 촌부가 즐겨먹는 해물짬뽕이 고작

이니까 말이다. 이 산골 고장에는 도시처럼 다양한

음식이 없으니까 그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아내는 나름 고민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나마 아침과 점심은 일터에 먹는지라 그리

걱정은 덜한다. 몇 해 전까지는 삼시세끼 전부 다

일터에서 먹기도 했다. 그땐 아내가 너무 편하다고

했다. 그래서 생긴 버릇이 야식이었다. 술과 함께...

그런데 두 해 전쯤부터인가? 하루에 한 끼 정도는

집밥이 먹고 싶은 생각이 들어 저녁식사는 아내의

정성이 들어있는 집밥을 먹기 시작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면서 쉬는 날이

많아졌고 따라서 집에서 식사를 하는 횟수가 많이

늘어난 것이다. 아내의 고심도 그때부터 시작되어

나름 있는 식재료를 가지고 온갖 궁리를 다 하면서

밥상을 차리는 것 같았다.


그나마 촌부는 음식 까탈을 부리지 않은 성격이고

해주는 음식은 어떤 것이라도 아주 맛있게 잘 먹는

편이라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고 심지어 고맙다고

하는 아내이다. 하지만 그러다보니 더 신경이 쓰여

잘 해먹이고 싶다고 한다. 아주 예전부터 적어놓은

레시피 노트를 꺼내 찾기도 하고 인터넷을 검색해

있는 식재료를 최대한 활용, 응용을 하기도 한다.

아내는 식단을 짤 때는 머리에 쥐가 날 정도라면서

웃곤 한다. 이런 아내의 생각을 잘 알고 있기에 늘

"있는 식재료로 적당히 만들면 되잖아? 너무 신경

쓰지말고 대충 해먹자! 찌개 하나에 김치만 있으면

충분하니까!"라고 하면 아내의 하는 말이 걸작이다.

"요즘같이 춥고 어렵고 힘든 때일수록 잘 먹어야만 

하는겨! 사는 재미가 뭐야? 먹는 재미로 버텨야제!"

이런 아내의 손맛 덕분에 잘 먹고 잘 사는 촌부이다.

아내의 손맛에서 비롯된 음식에 길들여진 촌부의

산골살이는 행복에 겨워서 사는 것이라고 할까?20210106_002128.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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