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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달력은 다가오는 역사이다.


2021년 1월 2일 

음력 庚子年 동짓달 열아흐렛날


어제,

2021년 새해 첫날에

아내와 함께 달력을 집안 여기저기 걸어놓았다.

저멀리 영주 정로암 선농 스님께서 보내주셨고,

은행 부행장을 지냈던 친구 이박사가 보내온 것,

보건지소장님께서 챙겨주신 큰 달력도 있으며,

사진작가 정만희 선생님과 Jasmin Lee님께서

좋은 일을 하시느라 특별히 만든 화보 달력에다,

연말에 월정사에 다녀오며 얻어온 달력까지...


예전에는 그렇게 달력이 흔해 마을 어르신들께

나눠드리기도 했지만 해가 갈수록 달력이 귀하다.

올해는 그럴 만큼 구하지를 못하여 죄송스럽다.

하긴 요즘은 달력을 많이 만들지도 않을 뿐더러

집에 달력을 많이 걸어놓지도 않는 것 같은데...

그런데 아내와 촌부는 아직 예전 습관을 버리지

못해 집안 곳곳에 달력을 걸거나 놓아두곤 한다.


올해 구한 달력은 모두 특이하고 좋다며 아내가

꽤 좋아했다. 달력을 걸어놓거나 탁상용 달력을

놓는 위치는 가능한 아내 생각대로 하려고 한다.

몇 종류 안되지만 달력을 모두 펼쳐놓고 물었다.

"이 달력은 어디 걸까?"라고 하면 아내가 정한다.

"스님께서 보내주신 건 2층 안방, 월정사 달력은

1층 작은방, 화보 달력은 2층 창가에, 당신 친구

이박사님께서 보내신 것은 주방입구 넓은 공간이

좋을 것 같고, 탁상용은 그림이 좋으니 1층 거실,

보건지소 달력은 아랫층 수납장 부근이 좋겠네."

그러고보니 달력이 제대로 그 자리에 잘 어울리는

것 같고 필요할 때 아무데서나 볼 수 있을 것 같다.


새해가 되어

벽에 달력을 걸어놓거나

탁상에 달력을 놓는 것은

1년 365일이라는 제각기 다른 날들을

모아서 세월이라는 줄을 세워놓은 것이다.


12장의 종이에

한달씩 모아놓은 달력은

그 달 그 달에 어울리는 듯한

그림도 있고, 사진도 있고, 글도 있다.

그 속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담겨 있겠지?


달력에 적혀있는

365일 날짜 하나하나에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도 없는

맑고, 흐리고, 비내리고, 눈내리고 

바람이 부는 날이 꼭꼭 숨어있는 것이다.


비록 숫자를 나열한 것이

달력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지만

어느 누구도 장담을 할 수 없는

삶의 희로애락이 담겨있는 것이며

예측불허의 우리 미래가 담겨있는 것이다.


그래서 달력은

시간이 흘러서 하루가 되고

세월이 흘러서 한달이 되고

사계절이 바뀌어가며 일년이 되어

우리의 삶, 우리의 일상이 모여 역사가 된다.


오늘도 여전히 춥다. 소한(小寒)이 사흘앞으로

다가와서 그런가? 연말부터 시작된 한파는 연일

이어지고 있다. 어제보다 조금 덜하지만 그래도

춥다. 이른 아침 기온 영하 13도, 그나마 바람이

없어 다행이다. 새해 첫날 아침에 눈발이 있더니

어제 늦은 밤에도 조금 흩날려 걱정을 하였는데

쌓이지는 않았다. 괜시리 걱정을 했나보다. 하긴

사흘만에 자동차가 집에 올라왔는데 또 눈이 내려

외박을 시키게 되면 걸어서 다녀야 하니까 이런

걱정을 하게 된다.20210102_070749.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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