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고드름의 분노
2020년 12월 23일
음력 庚子年 동짓달 초아흐렛날
드디어 코로나19 사태를 잠재우기 위한 강력한
조치가 발표되었다. 진작에 좀 그럴 것이지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워낙 어려움에 처해있는
소상공인들의 아픔을 헤아리다가 그런 것 아닌가
싶다. 지금이라도 바짝 고삐를 조여서 하루빨리
지금의 확산세가 잡히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오늘 아침은 영하 9도로 추위가 많이 꺾인 듯하다.
지난번 폭설 이후 어제도 눈이 하루종일 흩날렸다.
또한 며칠 이어진 한파에 눈이 녹아내려 고드름이
주렁주렁 처마끝에 매달렸다. 어릴적 기억과 달리
고드름 바라보는 지금의 느낌은 사뭇 다른 것 같다.
그 옛날 초가지붕 처마에 매달린 자그맣고 예쁘고
서정적인 모습으로 보였던 그 고드름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현대식 주택의 처마끝에 위태롭게
매달린 고드름은 크기도, 길이도 다르다. 그 뿐만이
아닌 것 같다. 너무나 위협적으로 보이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분노에 찬 우리 국민들 마음처럼 보인다.
요즘의 어지러운 세상 때문에 그런 것이겠지?
우리 모두 한해동안 코로나19라는 몹쓸 바이러스
때문에 상상을 초월하는 힘든 나날을 지내고 있다.
때론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하며
걱정하기도 한다. 이렇게 힘든 한해를 돌이켜보면
마음이 많이 아프다. 그래서 그런지 아무것도 아닌
자연현상으로 인해 생긴 고드름을 보며 괜한 비유,
어줍잖은 비약을 하는 것은 촌부의 어리석음일까?
아주 날카롭고 뾰족한 형상으로 처마끝에 매달려서
아무말없이 태연하게 동면을 하고 있는 땅을 향해
금방이라도 찌를 듯한 모습은 이 나라 지도층이란
者들을 향한 국민들의 분노에 찬 모습으로 보인다.
이 위태로운 시기에 합심하여 위기를 극복하려는
의지는 보이지 않고 온갖 추태로 일관하는 者들은
과연 누구일까? 편가르기를 조장하고 있는 언론들,
국민보다 사리사욕, 당리당략에만 얽매인 정치인들,
서로 물고 뜯느라 위계질서가 무너져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법조인들, 이들의 작태에 구역질이 난다.
이런 글은 쓰고싶지는 않은데 세상이 하도 흉흉해
그냥 있자니 그렇고 하여 몇 자 기록으로 남긴다.
문득 고드름에 대해 썼던 일기가 생각나 찾았더니,
2018년 1월 5일에는 고드름을 이렇게 봤었네!
'고드름을 바라보다가...'
요즘 산골에는 겨울에나 볼 수 있는 진풍경들이
눈에 많이 띤다. 눈이 자주 내려 지붕위에 한가득
쌓였고 아침에는 기온이 영하 20도를 오르내린다.
햇살 퍼지는 한낮에는 눈에 보이지않게 녹아 흘러
내리다 차디찬 기온으로 인해 고드름으로 변하게
된다. 그 고드름 끝부분은 뾰족하고 예리하여 마치
땅을 찌를 듯한 모습으로 아랫쪽을 향해 처마끝에
매달려 있다. 또한 처마밑 나뭇가지에 녹아 흐르던
물이 얼어붙어 마치 일부러 얼음으로 조각 해놓은
듯한 모습처럼 보인다. 자연이 연출한 자연스럽고
멋진 작품이 아닐까 싶다. 그 작품을 바라보면서
감상을 하는 것도 이 겨울날에나 즐길 수 있는 꽤
쏠쏠한 재미가 아닐까?
사전에서 정의하는 고드름의 뜻은 '낙숫물 따위가
밑으로 흐르다가 길게 얼어붙은 얼음"이라고 한다.
자연적인 현상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생각은 아마
'고드름 따보고 싶다.'란 충동이 생기는 것 아닐까?
그 옛날 어릴적에 유지영 작사, 윤극영 작곡의
'고드름'이란 동요를 부르며 고드름 따서 놀았다.
겨울날 손시러운 줄 모르고 칼싸움을 하며 놀다가
목이 마르면 이가 시린 줄도 모르고 쭉쭉 빨아 먹곤
했다. 문득 그때 부르던 동요가 생각난다. 요즘과는
정서적으로 많이 달라서 아직도 초등학교에서 이
동요를 배워 부르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땐 이
동요를 모르는 아이들이 없었는데...
아득한 그 옛날 즐겨 부르던 동요이다.
1. 고드름 고드름 수정 고드름
고드름 따다가 발을 엮어서
각시방 영창에 달아놓아요
2. 각시님 각시님 안녕하세요
낮에는 햇님이 문안 오시고
밤에도 달님이 놀러오시네
3. 고드름 고드름녹지 말아요
각시님 방안에 바람들면
손시려 발시려 감기 드실라
그런데 고드름을 가만히 살펴보면 언뜻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흘긴다'
라는 옛 속담이 떠오른 것이다. 햇볕 때문에 녹아서
내리고 차가운 기온에 고드름으로 탈바꿈을 하는데
정작 가만히 있는 땅에다 화풀이를 하는 형상이다.
고드름 모습을 보라! 땅을 향해 뾰족한 날을 세우고
내리꽂을 기세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촌부 생각에
이런 비유를 해본다. 마치 고드름에서 정치인들의
모습이 비춰진다. 따스한 바람이나 햇볕이 나오면
녹아 없어질텐데 왜 애매한 땅을 향해 날을 세우고
있는가? 바로 겉으로는 국민을 위해, 나라를 위해
큰 일을 한다고 하면서도 은근히 뒤에서 국민들을
우롱하고 사리사욕을 채우느라 올바른 정치를 하지
않는 일부 몰지각한 정치인들의 모습과도 닮은 것
아닐까 싶다. 지금은 국민의 눈을 속일 수 있을지는
몰라도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을 왜 그들은 모를까?
정치하고는 거리가 아주 먼 사람이 괜시리 고드름
보다가 너무 비약이 심했나? 생각은 자유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