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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특별한 선물


2020년 12월 16일 

음력 庚子年 동짓달 초이튿날


요며칠 산골의 겨울은 입에서 '참 혹독하다'란 말이

저절로 나올 만큼 매섭게 춥다. 어제는 영하 22도,

오늘 아침은 영하 24도의 기온이라 온세상을 얼려

버릴 기세이다. 올겨울 들어서 가장 낮은 기온이고

기록적인 맹추위다. 한파경보는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추위는 언제쯤 누그러지려는 것일까?


폭설이 내린후 아랫쪽은 눈을 치우지 않아서 그만

빙판이 되어버린 진입로를 그냥 보고있을 수 없어

저녁무렵 내려가 염화칼슘을 뿌려 놓았다. 원망을

해본들 무슨 소용이겠는가 싶었다. 믿었던 반장도

자기네 주변만 치워놓고 중간은 본척만척 그대로

두었다. 사람들이 참으로 이기적이다. 꼭대기 사는

것이 죄라면 죄이고, '목마른 놈이 우물 판다'라는

속담처럼 내가 불편하니 어쩌겠는가? 내가 불편한

것도 있지만 집배원 아저씨나 택배기사님들은 또

무슨 죄인가 싶어 기분은 언짢았지만 한 시간 가량

매서운 추위를 견디며 염화칼슘을 뿌려놓고 왔다.

참으로 이웃 복이 없다. 마을 원주민들은 정말이지

정이 많은 분들인데 마을과 멀리 떨어져 있는 이곳

골짜기는 외지에서 온 사람이 거의 대부분이라서

모두가 제멋대로이고 이기적인 행동을 하여 싫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라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어디 삶터를 마음대로 두고 떠날 수가 있겠는가?

그러니 겨울철이면 저멀리 따뜻한 곳으로 내려가

지내다가 봄이 오면 오고싶은 생각이 들곤 한다.


혼자 투덜거리며 집으로 올라와 우편함을 열었다.

설마 집배원 아저씨가 아랫쪽이 빙판인데 오지는

못했겠지만 늘 하던 습관이라 열어본 것인데 정말

우편물을 놓고 가셨다. 우편물을 꺼내면서 어찌나

죄송스런 마음이 들었는지 모른다. 우리 길이야

언제 눈이 내렸느냐는 듯 말끔하게 치워놓았지만

아랫쪽은 미끄러운 빙판인데 오토바이로 어떻게

올라왔는지 걱정이 되었다. 다음에 만나면 고맙단

인사를 해야겠다. 


우편물 중에는 촌부에겐 아주 특별한 선물이 하나

있었다. 저멀리 경북 영주 정로암 선농 스님께서

보내주신 새해 달력이다. 스님은 페북에서 만났고

그동안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스님께서 행하시는

수행 방법은 '선농 일치의 생활 실천'이시라 많은

관심을 가졌고, 부족함이 많은 불자이지만 스님께

많은 가르침을 받고 있다. 얼마전에 새해 달력을

만들었다시며 필요하면 보내주시겠다는 포스팅을

하셔서 염치불구하고 부탁드렸더니 이렇게 좋은

달력을 보내주신 것이다. 스님께서 하신 좋은 말씀

한 귀절을 옮겨보며 감사의 뜻을 표하고자 한다.

"어제 아침에는 파란 하늘을 봤습니다. 

세간의 아우성에도 아랑곳없이 그저 맑고 푸르기만

한 하늘이었습니다. 저 집착 없는 모습을 닮을 수만

있다면 무슨 수행이 더 필요하겠는지요."

스님! 

감사합니다.^^

일년 내내 스님 은혜 잊지않겠습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난로에 장작을 더 넣고 있는데

택배기사님이 전화를 했다. 아랫쪽 길이 빙판이라

도저히 올라올 수가 없다고... 얼마전에 염화칼슘을

뿌려놓아 괜찮을 것이라고 했더니 시도해봤지만

아직 녹지않아 불가능하다시며 다리부근 간판앞에

놓고 가시겠다고 하여 밤길을 걸어 내려갔다. 아까

뿌려놓은 염화칼슘이 밤이라 덜 녹아 미끄러웠다.

무슨 택배일까 싶어 스마트폰 후레쉬를 켜고 보니

서울에서 친구가 카렌다를 보낸 것이었다. 포장이

예사롭지가 않았다. 집에 올라와 풀어봤더니 정말

고급진 달력이었다. 모 금융그룹에서 만든 VIP용

벽걸이 달력과 일반 고객용 달력, 탁상용 달력에다

'행복 편지'란 제목의 책 한 권과 친구가 쓴 손편지

까지 들어있었다. 얼마나 반가운지 곧바로 전화를

하여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일주일 전인가 촌부의 일기에 달력이 귀하다는 걸

쓴 적이 있는데 친구가 읽고 이렇게 특별한 선물을

보내온 것이다. 기왕 특별한 선물을 받은 김에 친구

자랑을 좀 해야겠다. 친구는 촌부의 고교 동창으로

미국에 유학하여 워싱턴주립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유능하고 우수한 금융전문가로 활동

했다. 모 금융그룹 부행장, 모 저축은행 행장을 역임

하였고 지금은 글로벌 창업협회 대표를 맡고 있다.

이런 친구가 있음은 이 촌부의 복이다. 감사하게도

아주 특별한 달력을 선물받았으니 새해 일년내내

친구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 만나고 싶지만 몹쓸

코로나19로 인해 그럴 수도 없다. 이 시절이 지나

가고 나면 친구 부부를 초대하여 산골 밥상으로

대접을 해야겠다. 친구! 고맙네 그려~^^IMG_20201216_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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