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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이제 제대로 된 겨울 모습이군!


2020년 12월 14일 

음력 庚子年 시월 그믐날


어제는 대설주의보가 내려져 폭설을 쏟아놓더니

뒤를 이어서 오늘은 극심한 한파가 몰아닥쳐 춥다.

한파경보까지 내려졌단다. 영하 19도의 기온이다.

어제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눈은 거의 12시간쯤

내린 것 같다. 예보에는 3~7cm라고 하더니 이내

대설주의보가 내려지면서 눈발이 굵어졌고 예보를

뒤엎는 정도의 적설량을 기록한 것 같다. 가늠컨데

15~20cm는 족히 내리지 않았을까 싶다.


올겨울 들어 처음이고 간만에 내린 눈이 엄청나다.

자동차는 올라올 생각을 못한다. 저녁무렵에 눈이

그쳐 제설작업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촌부가 일을 나가있는 동안 아내는 오후 2시부터

나와 눈을 치우기 시작했단다. 눈발이 잦아드는 것

같아 시작했는데 눈이 계속 내려 망설였지만 집에

올라오는 진입로는 치워야겠다는 생각에서 엄청

쌓인 눈을 길 양옆으로 밀고 또 밀면서 치웠단다.

하지만 또 쌓여있으니 어쩌겠는가? 그나마 아내가

치워놓아 마무리 하기는 쉬울 것 같다. 


우리 길은 어느 정도 치워져 있으나 아랫쪽은 아예

치우지를 않아서 자동차가 올라올 수가 없다. 전날

반장이 가가호호 방문하면서 제설비용까지 주었고

겨울철 제설에 대한 당부도 하고 아침에는 진입로

제설작업에 대한 안내 문자도 왔다. 그런데 아랫쪽

도시에서 온 주민들은 아예 제설작업을 하지않았다.

꼭대기 산다는 죄로 그동안 우리가 치웠지만 이젠

자동차를 놓고 걸어다니더라도 그들의 길은 치우지

않을 생각이다. 제설비용까지 받고도 안치우는데

우리만 고생할 필요가 없다. 반장이 해결해주겠지?


일을 마치고 자동차를 도로변에 두고 걸어서 왔다.

아내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 주차장의 눈을 치우고

있었다. 무려 세 시간 반을 밖에서 눈을 치웠단다.

'수고했다, 고생했다.'는 말로 안타까움을 대신하며

함께 중앙통로의 눈을 치우면서 집으로 올라왔다.

아내가 씻고 저녁을 하는 동안 집주변 눈을 치웠다.

거의 첫눈인 셈인데 엄청 쏟아놓으니 당황스럽기도

하다. 예전에 비하면 이 정도의 눈은 아예 예사롭게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오늘은 서둘러 남은

눈을 마저 치워야겠다. 


어제 저녁에 아들 녀석이 전화를 하여 '감사하다'고

했다. '허~ 이 녀석 선수를 치네!'라고 했다. 아내와

함께 아들 전화를 받으며 웃었다. 오늘이 아들 녀석

생일인데 밤늦게까지 일하게 되면 아침에 좀 늦게

일어날 것 같아서 미리 전화를 했단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우리가 올라가서 함께 식사를 하고 왔을

것인데 아쉽다. 해마다 그래 왔지만 어쩔 수가 없다.

우리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꼭 동참해야한다는 것이

범생이 아들 녀석의 생각이고, 우리 부부도 그렇게

생각하기에 올해 아들 녀석 생일은 미역국을 끓여

아들 생각하며 축하의 의미로 부모인 우리 부부가

먹는 것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살다보니 별 희안한

모양으로 자식의 생일 축하를 하게 된다. 20201214_081215.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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