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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달력이 귀한 산골


2020년 12월 10일 

음력 庚子年 시월 스무엿샛날


며칠전 아내의 약을 지으러 갔다가 보건지소에서

달력 1부를 얻어왔다. 달력을 주신 보건지소장님,

"올해는 달력도 귀한가 봐요? 보건소 달력이 꽤나

인기가 있네요. 예전에는 남아돌았는데... 올해는

너나 할 것 없이 다들 가져가시는 것을 보니까요."


맞다! 올해는 그런 것 같다. 여느해 이맘때 같으면

여기저기서 홍보, 광고 문구가 적힌 소형 카렌다,

벽걸이용 카렌다까지 꽤나 다양한 형태의 달력이

우편으로 배달되어 오곤 했다. 언젠가 어느해 흔한

달력 하나를 구하지 못해 일기에 썼더니 많은 분이

크고 작은 달력을 많이 보내주셔서 마을분들에게

까지 나눠드리기도 했었다. 달력이 귀한 산골 마을

주민들에게 고맙다며 칭찬을 받기도 했던 기억이

이제는 지나간 추억의 한 장면으로 남을 것 같다.


사실 요즘같은 세상에 달력이 크게 필요하진 않을

테지만 아직 아날로그 근성이 남아있는 구닥달이

촌부인지라 집안 곳곳에 탁상용이든 벽걸이용이든

달력이 있어야 마음이 놓인다. 그리고 달력 넘기는

느낌도 있어야 하고, 세월감에 대한 미련이라 할까,

아님 소회(所懷)를 다둑거리는 잠시잠깐 위안의

시간이라고 할까? 하여간 아직은 달력이 일상에서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구닥달이 촌부이다.


생각컨데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기업도,

상인도, 개인사업자도 카렌다 제작이 꽤나 부담이

되어 제작을 하지않은 것이 아닌가 싶다. 불경기가

지속되고, 바이러스 퇴치가 언제쯤 될지도 모르는

불투명한 시절이 이어지고 있으니 그 흔하디 흔한

달력도 이제는 귀한 것이 되었구나 싶으니,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세상에 살고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오늘은 달력을 구하러 농협과 우체국에 가봐야겠다.

탁상용 카렌다가 있으려나 모르겠네.


어제 아침과는 사뭇다르게 영하 2도의 기온이라서

푹한 날씨이다. 어젯밤 뉴스 말미에 영서지방에는

밤새 눈이 3cm 가량 내려서 쌓일 것이라고 했다. 

한참 생각하다가 자동차를 내려다놓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아랫쪽 다리부근에 내려다놓고

걸어서 올라왔다. 이제 다시 시작이구나 싶었지만

산중턱에 사는 댓가로 안전을 생각하면 어쩔 수가

없다. 올겨울 처음이지만 긴 겨울을 나려면 몇 번은

이렇게 해야하는 것이 촌부의 겨울나기 일상이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눈은 커녕 말짱한 것이

아닌가? 다행이긴 하지만 아침 운동삼아 터벅터벅

걸어서 내려가야만 할 것 같다. '그런거지 뭐' 하며...20201210_064416.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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