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추억의 붕어빵
2020년 12월 5일
음력 庚子年 시월 스무하룻날
저녁식사후 아내가 느닷없이 하는 말,
"오늘은 붕어 몇 마리 잡아볼라요?"라고 했다.
영문을 몰라서 "갑자기 뭔 붕어를 잡으라쿠노?"
"허~ 그 양반 답답하네. 이 겨울에 붕어라고 하면
뭔 말인지를 알아 먹어야제. 딴소리 하기는..."라며
웃었다. 그때까지도 아내의 말이 무슨 영문인지를
알아채지 못했다. 어리둥절하고 있는 촌부를 향해
"붕어빵 구워 먹자고, 이 양반아!"라며 소릴 질렀다.
그제서야, "아~ 붕어빵 틀로 붕어빵 구워먹자고?"
라며 빙그레 웃었더니 "에고~ 답답아!"라고 했다.
지난해 겨울 이맘때였던가? 아내와 둘이서 오래전
붕어빵을 사먹던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아내가
"붕어빵 굽는 틀 하나 살까? 재밌잖아!"라고 하여
인터넷으로 검색하여 붕어빵 틀처럼 생긴 기계를
하나 샀다. 노점에서 만드는 붕어빵 굽는 틀처럼
생긴 기계였는데 전기용품으로 나온 것이 있었다.
값도 그다지 비싸지 않아서 구입을 해놓고 몇 번을
사용했는지 잘 기억이 안난다. 그런데 야식을 뭘로
할까 생각하다가 겨울철이라 붕어빵이 생각났단다.
기억컨데 아마 IMF시절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그 무렵 거리에는 붕어빵을 구워서 파는 노점상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 한다. 겨울철 뜨거운 붕어빵을
호호 불어가며 사먹곤 했다. 아내는 그때 그 시절
아픈 과거였지만 그 당시 사먹었던 붕어빵의 맛을
기억하고 있는 것 같다. 하긴 그때는 붕어빵도 꽤나
맛이 있었다. 옛날의 동그란 풀빵에서 붕어 모양의
틀에서 구워내는 붕어빵은 모양새만 바뀌었뿐이고
맛은 풀빵이나 마찬가지였다. 그 당시에 길거리에
붕어빵 포장마차가 많았던 것은 IMF 외환위기로
인하여 거리로 내몰린 직장인들이 궁여지책으로
붕어빵 장사를 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그 많았던
붕어빵 노점상들을 요즘은 거의 사라지고 볼 수가
없다고 한다. 세월이 흐르면서 거리 먹거리도 꽤나
고급화가 된 것에 기인한 것이고 더불어 사람들의
입맛도 많이 변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건 그렇고 아내가 구운 붕어빵은 나름의 생각에
업그레이드 시킨 것이란다. 원래 붕어빵은 부침개
반죽처럼 밀가루와 베이킹파우더를 넣고 걸죽하게
반죽하여 삶은 팥소를 넣어 구웠으나 아내는 조금
다르게 박력분에 찹쌀가루, 설탕, 베이킹파우더를
넣고 반죽하여 더 맛있게 구웠다. 거리에서 파는
밀가루 붕어빵은 틀이 깊어서 잘 부풀어 올라 통통
하지만 아내가 만든 찹쌀가루 붕어빵은 좀 날씬하고
납작하다. 붕어빵 틀이 깊지않고 얕아서 잘 부풀지
않기 때문이지만 깔끔하게 구워져서 맛은 더 좋은
것 같다. 추억의 붕어빵, 먹을 만한 걸...
오늘도 여전히 이른 아침 기온은 두 자릿수를 기록
하는 산골이다. 어제보다는 조금 오른 영하 11도,
주말이라서 아랫쪽 영동고속도로에는 자동차들이
지나가는 소리가 요란하다. 코로나19가 수그러들
조짐은 없고 확진자가 자꾸 늘어나고 있는 시절에
무슨 나들이를 저렇게 많이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이 마당에 제발 자제
하고 집에서 붕어빵이나 구워먹으며 지낼 것이지
뭐가 그렇게 좋다고 나돌아 다니는지 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