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첫눈 내리던 날
2020년 12월 3일
음력 庚子年 시월 열아흐렛날
어제 아침나절 간간이 뿌리던 눈발이 오전에는 꽤
많은 눈으로 변했다. 그렇지만 응달을 제외하고는
이내 녹아버렸다. 올겨울 들어 첫눈이 내린 것인데
여느해에 비해 상당히 늦은 첫눈이다. 최근 몇 해는
11월 중순에 첫눈이 내렸지만 이곳 산골에 첫 발을
디딘 20년전은 10월말이면 이미 첫눈은 물론이고
이맘때는 온통 하얀 눈세상이 되어있을 시기이다.
그러나 해를 거듭할수록 눈이 내리는 시기도 늦고
양도 많이 적아졌다. 아마도 지구온난화의 영향이
아닌가 싶다. 집이 산중턱에 위치하고 있어 비탈진
길을 오르내려야 하는 우리에게는 다행이라고 할
수는 있지만 그리 좋은 현상은 아닌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감흥을 택하기 보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더
우선이 되는 것이다. 눈이 내려 쌓이면 고생을 하며
치워야 하는 곤욕스런 부담감 때문에 눈이 내리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과는 달리 반길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실정이라고 변명 아닌 변명을 하게 된다.
이제 이 산골 마을에는 겨울 스포츠, 보드와 스키를
즐겨려는 도시에서 오는 사람들과 차량으로 꽤나
북적이게 될 것 같다. 인근 스키장은 요즘 밤낮없이
인공설(雪)을 뿌려대고 있다. 이미 슬로프 하나는
눈을 잔뜩 뿌렸고 가득 쌓여 임시개장을 했단다.
스키장에 이르는 도로 양옆으로 줄지어 있는 모든
스키샵은 긴 잠에서 깨어난 듯이 일제히 문을 열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코로나19 시대가
무색하다고 할까? 여느해와는 달리 걱정스럽다.
첫눈이 내리던 날,
때마침 봉평 장날이라 아내와 함께 읍내 다녀왔다.
딱히 급한 것은 없지만 5일마다 서는 시골장이라서
구경도 할겸 몇 가지 생필품을 샀고, 겨울을 대비해
방한화도 한 켤레씩 샀다. 눈을 치우려면 따뜻하게
생긴 방화화가 필수품인 고장이다. 아마 거의 한해
한 켤레는 사게 되는 것 같다.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았지만 장골목 어귀에서는 공연이 펼쳐지고 있어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바라보았다. 이또한 걱정스런
광경이었다. 평상시 같으면 즐거웠을 텐데 말이다.
코로나19가 우리들 마음, 생각을 많이 변화시켰다.
오늘 아침은 또다시 꽤나 기온이 떨어져 영하 9도,
하필이면 대학 수능일인데 날씨가 추워 걱정스럽다.
우리 가족이나 친지 중에는 수험생이 없으나 예전
생각을 하면 수험생이나 수험생 부모님의 마음과
같아서 따뜻하기를 바란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시기에 치러지는 수능이지만 수험생 모두가
차분한 마음으로 시험을 잘 치르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