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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이래저래 고맙고 기쁜 날! 


2026년 6월 28일 일요일

음력 丙午年 오월 열나흗날


어제 산골의 아침 기온은 한 자릿수 9도였단다.

서울은 19도였는데 이렇게나 차이가 엄청 난다.

오늘 산골은 두 자릿수 회복한 12도의 기온이다.

서울은 꽤 더웠다. 이제 산골도 더워지는 듯하다.

하기사 6월도 막바지라서 그럴 시기도 되었다.


어제 서울 연희동 막둥이 아우네에서 하룻밤을

묵고 산골집으로 왔다. 전날밤 친구들 모임에서

돌아와 매제와 밤이 늦도록 한잔 더 했다. 촌부

오기를 기다렸다며 "모처럼 형님과 한잔해야만

한다"고 하여 막둥이 여동생이 늦은밤에 맛있는

안주까지 챙겨주어 거나하게 마셨다. 늘 고맙다.

아침에 매제가 해장하자며 연희동에서 가까운

모래내 설렁탕을 한 그릇했다. 나오며 포장까지

하여 갖고가서 형수님과 뎁혀 드시라는 매제가

고마웠다. 산골에는 맛있게 잘하는 집이 없음을

잘 아는 매제는 이따금씩 올라가면 꼭 챙겨준다.


식사하고 왔더니 막둥이 아우가 이것저것 챙겨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매제도 가져갈 것 있다며

챙겼다. 우리는 겨우 푸성귀, 장아찌를 주었는데

되로 주고 말로 받는 격이다. 매제가 꽤 묵직한

박스를 자동차에 실어주었다. 뭘 잔뜩 담았는지

궁금하긴 했으나 그저 고맙다는 인사만 전하고

산골집으로 향했다. 서울 외곽순환도로는 물론

중부고속도로, 광주원주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전구간이 다 정체였다. 2시간이면 족한 거리인데

무려 4시간이나 걸렸다. 배나 걸린 것이다. 분명

주말이라서 그랬겠지만 정체된 고속도로를 별로

다녀본 경험이 없는 촌부인지라 너무 지루했으며

전날 과음까지 하여 엄청 힘들었다. 급할 것 없는

것이라 졸음쉼터와 휴게소 여러곳에 들어가 잠시

쉬었다가 운전하기를 꽤 여러번 반복했다. 그래서

시간이 훨씬 더 걸리기도 한 것이다.


집에 오자마자 꽤나 무거운 박스를 내려놓았더니

아내가 풀어보곤 놀라는 것이었다. 뭉치 쇠고기,

만두와 전병, 선물용 구포국수, 와인세트, 중국술,

포장해온 모래내 설렁탕, 두둑하게 담은 2개의

용돈 봉투까지 놓여있었다. 올케언니 것, 오래비

것 따로 준비했단다. 아우에게 용돈을 받다니...

여러가지 챙겨준 것도 고마운데 용돈까지 챙기는

아우 부부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아우가 하는 말,

"부모님 안 계시면 맏이가 부모님 맞잡이잖아?"

라는 그 말에 감동을 받는다. 아내가 곧장 전화로

인사를 전했다. 촌부와 띠동갑, 아내와는 열한 살

차이임에도 불구하고 대화가 너무나 잘 통한다.

시누 올케 사이가 좋은 걸 보면 촌부도 흐뭇하다.

사이좋고 서로 잘해주려고 하는 모습이 참 좋다.


전날밤 서울에서의 친구들 모임에 이어 어제는

부부동반 저녁식사 모임이 있었다. 지난 2년간

식물원에서 함께 일했던 부부인데 우리 부부와

서로 뜻이 잘 맞고 대화가 통해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서울에서 대화면 산기슭에 15년전 귀촌한

성품이 착한 부부이다. 우리보다 4~5년 손아래

아우인데 참 성실하다. 오래전부터 식사를 한번

하자고 했는데 서로 이런저런 사정이 있어 자주

만나지를 못했다. 이따금씩 통화를 하며 안부를

묻는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다. 


만나러 가면서 남해 밤호박과 밭에서 상추를 꽤

넉넉히 뜯어서 갖다줬더니 너무너무 좋아했다.

대화에서 소문난 고깃집에서 맛있게 식사했다.

맛집이라 이따금씩 다닌다며 우리에게 꼭 맛을

보여주고 싶었단다. 아내도 맛있다면서 양껏 잘

먹어 다행이었다. 식사후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자며 따라 오라고 했다. 가까이 살며

이런 곳이 있었구나 싶었다. 아주 넓은 곳에 잘

조성한 조경, 내부도 깔끔했고 커피 맛도 좋았다.

서로 통하는 두 부부가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정겨운 대화를 이어갔다. 즐겁고 고맙고 감사한

만남이었다. 이따금씩 만남을 갖자고 다짐했다.

이래저래 고맙고 기쁜 날이었다.


PS : 우리는 상관없지만 지인 부부의 얼굴까지

        노출시키면 안될 것 같아서 오늘 일기에는

        AI에게 부탁해 지브리풍으로 변환한 것을

        올린다. 이런 방법도 괜찮구나 싶다.


https://band.us/band/7070781/post/430598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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