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앞뜨락 다시 꾸미기 사흘째
2020년 11월 19일 음력 庚子年 시월 초닷샛날
전날
너무 일을 심하게 했던 것 같다.
아내도, 촌부도 온몸이 쑤시고 힘들었다.
바쁠 것 없으니 하루쯤 쉬어가기로 했다.
마당
여기저기에 너저분하게 널려있던
도구를 챙겨 장작집에 옮겨놓았다.
우리도 쉬는데 도구도 쉬게 한 것이다.
그런데
저녁무렵에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비소식이 있어 비가 더 내리기전에
현관앞 산철쭉나무를 옮기면 어떨까 싶었다.
곧바로
삽을 꺼내 나무 주위를 파기 시작했다.
잔뿌리를 삽으로 대충 정리했으나
큰 뿌리는 엔진톱으로 잘라야만 했다.
나무에게는 많이 미안했다.
우리집에 와서 자리를 잡았구나 싶었는데
또다시 옮겨가는 수모를 겪게 했으니
산철쭉나무에게 어찌 미안하지 않겠는가?
이 녀석은
꽤 오래전 간벌을 하여 밑둥만 살아있는 것을
뒷산에서 발견하여 우리집으로 데려왔었다.
아내가 무척이나 좋아하고 아끼는 나무이다.
하지만
애초에 자리를 제대로 잡아주지 못하여
어쩔 수 없이 뿌리가 잘려나가면서
자리를 옮겨가야하는 수모를 겪게 한다.
이제
더 이상 이런 아픔은 겪지않을 것이다.
앞뜨락 산목련 옆쪽으로 옮겨심었다.
따뜻한 날씨에 비까지 내려주어 다행이다.
오늘은
어젯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오락가락이다.
그다지 강수량은 많지않지만 종일 내릴거란다.
이른 아침 기온은 무려 18도, 예상외로 따뜻하다.
한동안
늦가을 가뭄이랄까, 초겨울 가뭄이랄까?
무척 건조하여 건조주의보가 꽤 오래 이어졌는데
이번 비로 인하여 해갈이 되려나 모르겠다.
이번에
내리는 이 비는 메마른 대지도 촉촉히 적셔주고
목말라하던 산천초목들에게도 분명 단비일게다.
비가 그치고 나면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겠지?
어제에
이어 오늘도 촌부네 앞뜨락 다시 꾸미기는
하늘이 돕는 것인지 아님 방해를 하는 것인지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또 쉬어가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