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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때론 목수가 되어...


2020년 11월 5일 음력 庚子年 구월 스무날

땔감용 자투리 토막나무를 추가 구입을 했다!

며칠전 마실을 갔다가 마을 아우네에 들렸었다.

이제 가을걷이도 모두 끝나고 농한기에 접어들어

농기구 손질을 하기도 하고 그동안 못했던 산행을

하며 소일을 한다고 했다. 조금 걱정스런 말투로

"형! 지난번에 사온 땔감용 나무를 잘 쌓아놓은 걸

봤는데 작년보다 양이 적어 보이던데 안 모자랄까?"

언제 봤는지 제대로 봤는가 싶다. 지난번 두 차례

제재소에서 자투리 토막나무를 싣고와 트랙터까지

몰고와서 장작집까지 나르기 싶게 집입구까지 옮겨

주었다. 아내와 둘이 장작집에 옮겨 쌓아놓고 보니

아무래도 여느해 비해 양이 적어 모자를 것 같기도

했다. 또다시 마을 아우에게 부탁한다는 것이 너무

염치가 없는 것 같아서 많이 망설였는데 먼저 말을

꺼내, 때는 이때다 싶어 "글쎄? 조금 모자라기도 할

것 같고, 두꺼워 오래 타면 괜찮을 것도 같은데..."

라고 하며 말을 흐렸다. 그랬더니 아우가 하는 말이

"더 필요하면 형 쉬는 날 갔다 옵시다. 언제 갈까?"

라며 아예 날짜까지 잡자는 아우의 말이 고마웠다.


그래서 약속한 날이 바로 어제였다. 어제 아침 일찍

전화가 왔다. 그렇잖아도 전화를 하려던 참이었다.

"형! 나무사러 가야지? 일찍 갔다 옵시다. 트랙터가

먼저 올라가야 하니 출발합니다. 좀 이따봐요."라고

하더니 이내 올라왔다. 자동차로 아우네에 내려가

아우의 세렉스를 타고 제재소에서 자투리 토막나무

두 몪음을 사서 싣고 집으로 왔다. 이번에는 장작집

바로 앞에다 내려놓았다. 전날 밭설거지를 해놓아

천만다행이었다. 일을 다 마치고 집에 들어와 커피

한잔하며 아내가 "이따 저녁에 승현이 엄마와 함께

저녁 먹으러 가요. 어차피 저녁은 드셔야 하니까요.

이번에는 고기 드시러 가죠. 덕분에 우리도 먹고..."

라고 했다. 그러마 하고 내려갔다. 저녁무렵 전화를

했는데 아우가 전화를 안받아서 제수氏에게 했더니

바빠서 안된다며 다음에 하자고 하여 하는 수 없이

그러자고 했다. 너무 고마워 밥 한끼 사려고 했는데

그 마저 사양을 하는 것 같아 미안스럽다. 내 일처럼

이렇게 나서주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마을 아우가

너무 고맙다.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


그럼 이제 목수가 되어볼까?

땔감용 토막나무를 사다놓았으니 서둘러 장작집을

지어야만 했다. 사실 올해는 해마다 이맘때에 짓는

현관옆 임시 장작집을 짓지않을 생각이었다. 사다

놓은 나무를 장작집에 다 쌓아놓아 좀 번거롭지만

그냥 갖다 나를까 싶었다. 그런데 마을 아우 배려

덕분에 두 묶음을 더 구입하여 생각을 바꿔야했다.

지난 봄에 임시 장작집을 잘 해체하여 놓은 자재가

있어 손쉽게 지을 수 있었다. 아무리 장작을 보관

하는 장작집이라고 해도 짓는 것은 그리 만만한 건

아니다. 곡괭이와 삽으로 땅을 파서 기둥을 세우고

사방으로, 중간을 지탱을 할 수 있게 나무를 얹어서

드릴로 피스를 박아 고정을 시킨 다음, 다시 사이에

넓은 죽데기로 지붕을 씌워 피스로 고정을 시키고

그 위에 천막을 두 겹으로 덮어 길게 늘어뜨려 양옆

까지 막았다. 조금 허술해 보이기는 하지만 겨울을

나기에는 충분하고 튼튼한 장작집이 만들어 졌다.

솔직히 말해 촌부 혼자서는 안되는 일이다. 아내가 

나와서 도와주어야 이렇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이것저것 시키는대로 손발이 척척 맞아야 하니까... 


아내가 그랬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하루도 모자라

2~3일을 낑낑거리며 지었다 부셨다를 반복하더니

어쩐 일로 반나절도 안되어 뚝딱 해치웠는지 너무

신기해 죽겠네? 그것도 지난해보다 더 멋떨어지게

튼튼하게 참 잘 지었네! 추운데 수고 많았수!"라며

웃었다. "당신이 도와주어서 만들어진  것이지 뭐,

안 그래? 이 사람아! 이래뵈도 목수 경력이 몇 핸데

그런 말을 하노? 이 서방이나 장서방보다는 못해도

이 정도면 실력이 많이 늘어잖아? 여보게, 목수라고

불러 볼랑가? 이목수님이라고..."하며 껄껄 웃었다.

아내도 흐뭇한 모습으로 함께 웃었다. "추운데 잔말

말고 어서 들어오슈! 뜨끈뜨끈한 만두전골 뽀글뽀글

끓였으니 많이 드시구랴!"라고 하면서...


겨울채비를 위하여 나흘간의 휴가를 냈는데 오늘이

마지막날이다. 오늘도 여전히 춥다. 겨울이라 해도

어색하지가 않은 그런 날씨라고 할까? 영하 7도의

기온이라서 남녘의 겨울 기온보다 낮으니 말이다.

낮부터 평년 기온을 회복한다고 하니 어제 추가로

사다놓은 토막나무를 새로 지은 임시 장작집으로

옮기는 작업을 해야겠다.IMG_20201105_6.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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