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폭우가 게릴라처럼 기습을 하는 참으로 요상한 날씨가 계속 되고 있다.
영양이 부족한 시절도 아니건만 으레 한여름을 넘길려면 보신 먹거리가 있어야하는 것이,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우리의 관습처럼 되어 버렸다.
요산회 북한산 보신산행 또한 여름만 되면 거쳐 가는 우리의 큰 행사가 되어버렸고, 오늘도 우리들은 두 패로 나뉘어 땀 한번 제대로 쏟고, 오리와 멍멍이의 저승사자가 되어 볼 참이다. 김영태회장팀은 북한산성에서 집결하여 중성문을 거쳐 산성대피소로 오르고, 우리 우이동팀은 이강희총무 진연석대장이 인솔하여 소귀천곡을 거쳐 대피소에서 합류하기로 되어 있다.
할렐루야 기도원이라는 조금은 유쾌하지 않은 곳을 지난다음 계곡으로 들어서니, 띄엄띄엄 건천이던 개울이 간밤에 내린 비로 넘쳐흘러 시원한 포말을 일으키고 있다. 바람 자는 후덥지근한 날씨에, 온몸을 적시는 땀을 개울물에 씻어 가며, 만나면 이어지는 잡다한 이야기들에 빠져 어느덧 대동문 직전 샘터에 도착했다. 식수를 보충하고 대동문을 지나 광장으로 들어서는데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찬바람이 불어온다. 계곡에서 흘린 땀방울을 보상하는 산이 내리는 선물이다. 지난봄 시산제의 정성을 알아 주신것일까.
성곽을 따라가는 탐방로는 언제 걸어도 정겹고 포근한 느낌을 준다. 선조들의 체취가 숨어있는 산성을 따라가면서 까마득히 내려다보이는 도시의 모습은 옛날 옛적 어느 날에 미래를 여행하는 착각에 빠져들곤 한다. 동장대를 넘을 즈음 김영태로 부터 전화가 왔다. 산성팀은 이미 도착한 것이다.
산성대피소의 휴식은 산상만찬이다. 궂은 날씨 탓에 예년에 미치지 못하는 참석인원이 아쉽지만 술이 돌고 마님들의 맛갈난 음식이 도니 무엇이 부럽겠는가. 추위를 느낄 정도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오수까지 즐기다 보니 시간이 훌쩍 넘어가고. 맛있는 보양식과 알탕을 위해 위문을 거쳐 하산하기로 한다.
노적봉을 거쳐 만경대를 가로지르는 길은 북한산 조망명소중 하나다. 멀리 굽이도는 한강이 보이고, 눈을 가까이하면, 쭉 뻗어내린 산성계곡 왼편으로 노적봉 의상봉 비봉능선이 늘어서 있으며, 우측으로는 원효봉 염초봉을 이어 백운대가 아스라이 솟아있다. 발끝은 천길 단애.
위문 직전에서 깔딱 고개로 내려간다. 우리네 인생도 내리막길, 무엇이 그리 급해 빨리 내려가느냐는 혁우의 말을 곰씹으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회한에 젖는다. 대동사 옆 개울에서 염치불구하고 웃옷을 훨훨 벗어 버리고 찌든 땀내를 제거하니 날아 갈 듯한 기분이다.
계곡을 가득 메웠든 음식점들이 하나둘 철거 되고 있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생각해야 할 많은 것을 던져 주는 현장이다.
82세의 미니버스 기사님차를 타고 송추의 우의령 입구 보신파티식당에 도착했다. 산을 오르지 못한 여러친구들이 미리와있다. -거기 물좋은데- 오리와 멍멍이로 포식하고 대취한다.
친구들 반가웠다다네. 산행을 준비한 요산회 임원들에게도 감사드리고 물심양면 도와준 친구들에게도 다시한번 감사드리네. 건강하고 다음 운길산에서 다시보세.
풍성한 몸매와 소탈한 웃음에 더해
높은산 처럼 후덕한 맘씨를 가진 영원한 산행대장 임대장님!
오랜만에 올려준 이쁜 산행기 잘 봤습니다.
더운 날씨에 강희총무님 연석대장 영태회장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산에선 모두가 다 산처럼 순수 인간이 됩니다.
산에 파묻힌 그들이 산처럼 아름답습니다.
산에서 같이한 친구들 모두가 산보다 더 행복해 보였습니다
산에선 모두가 그냥 이쁜산이 되고 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