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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IMG_20201026_8.jpg[촌부의 단상]

어느새


2020년 10월 26일 음력 庚子年 구월 열흘날

지금 

이 시기를 

계절상으로 

어떻게 구분을 해야할까?


가을?

겨울?

아침, 저녁은 겨울이고

햇살이 퍼지면 가을이다.


두 계절이 공존하는

이상하고 특이한 기후조건,

이 산골에서는 

추위를 몰고오는 겨울이 문제로다.


겨울이라는 

심술궂은 계절 때문에 

봄은 늦게오고

가을은 서둘러 떠나게 하니 말이다.


촌부의 하루 일과 시작은

매일 아침마다 밭에 나가는 것이다.

봄, 여름, 초가을에는 잘자라느냐고 묻고

이맘때쯤에는 추위에 잘 견디느냐고 묻는다.


어느새

가을을 채 느끼기도 전인데

힘센 겨울이란 놈이 가을을 밀어제끼며

성큼 우리곁에 다가와 우뚝 서있다.


아직은

할 일이 너무 많은데...

마음이 몸보다 더 빠쁘다.

겨울채비를 서둘러 해야겠다.


조금은

더디더라도 느리게 살자 했는데

현실의 벽에 가로막혀

빠르게, 급하게 살아가게 되는구나!


산골아낙은

김장을 위한 *젓갈 달이기에 바쁘고

산골촌부는

배추, 무우 얼까봐 애를 태우고 있다.


추위야, 겨울아!

쪼매만 더 있다가 오니라!

김장도 하고, 밭설거지도 하고나면

그때쯤 오면 반겨줄테니...


※아내의 젓갈 달이기

십수년을 이어오는 아내의 젓갈 달이기는 작고하신

어머님으로부터 전수받은 생활의 지혜이다. 지금껏

해마다 멸치젓과 갈치속젓을 멀리 강경에서 구입해

고생을 마다하며 젓갈 달이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바닷가에서 나고 자라신 어머님이 그러셨다. 해마다

고향 남해에서 젓갈을 시켜 젓갈을 달이셨다. 힘든

그 일을 이제는 며느리인 아내가 하고 있는 것이다.

젓갈 달이기는 정말 힘든 일이다. 그렇게 힘들게 하는

것을 보며 "그만 사먹지 그래? 왜 사서 고생하노?"

라고 해도 아랑곳없이 고집스럽게 그 일을 하고 있다.

지금은 두 처제들도 아내가 달인 액젓의 마니아가

되었다. 아내가 하루종일 고생을 하며 달인 액젓으로

우리 세 집은 맛있는 김장을 담그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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