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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구절초와 산국


10월 7일, 음력 庚子年 팔월 스무하룻날

사흘째 하얗게 서리가 내렸다. 기온은 어제보다는

더 떨어지진 않은 것 같다. 걱정스런 마음에 급히

밭으로 나가보았다. 추위에 약한 고추도, 무우도

아직은 괜찮은 것 같다. 배추도 마찬가지이긴 한데

뒤늦게 꽤 열리던 호박은 잎파리가 서리를 맞아서

그런지 폭삭 사그라지는 것 같다. 부랴부랴 집으로

들어와 난롯불을 지폈다. 이 추위도 오늘부터 다시

평년 수준으로 회복을 한다고 하니 다행이긴 하다.


이맘때가 되면 산과 들에는 들국화가 많이 핀 것을

보게 된다. 흔히들 들국화라는 야생화가 따로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들국화는 하나의 야생화 이름이

아니다. 국화과의 야생종 꽃을 통칭 또는 총칭하여

부르는 이름이 들국화이다. 다음에 열거한 몇 종류

야생초의 꽃을 우리는 들국화라고 부르는 것이다.

노란꽃이 피는 산국(山菊), 감국(甘菊)을 비롯하여

구절초(九節草), 울릉국화(鬱陵菊花), 쑥부쟁이,

개미취, 벌개미취처럼 하얀꽃이 피는 꽃을 말한다.

그 중에 요즘 한창 피고있는 구절초와 산국에 대해

살펴보려고 한다.


우리 단지 곳곳에 구절초 자라고 있다. 자작나뭇길

옆에 구절초밭이라고 마련해 놓았지만 온갖 야생초,

잡목들이 무단 침범하여 어수선하고 꽤 너저분하다.

그래도 사방으로 번져나가고 있어 그냥 놔두었다.

구절초 또한 씨앗이 바람을 타고 날아가 아무데나

번식을 하고 있으니 도긴개긴이다. 한 때는 구절초

꽃을 따서 차로 만들어 마시곤 했지만 나이가 들어

그런지 이제는 그마저도 성가시고 귀찮아 그저 피는

꽃을 감상하고 있을 뿐이다.


구절초는 우리 가을꽃을 대표하는 꽃으로 들국화의

일종이며, 음력 9월 9일쯤 아홉개의 마디가 생기고

꽃이 핀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이 시기에 꽃을

비롯하여 잎, 줄기를 채취하여야 가장 약효가 좋다고

한다. 그렇게 좋은 구절초라고 하지만 소박하고 아주

토속적이고 정감이 넘치는 하얀 꽃을 보는 것만으로

만족을 하는 촌부이다. 꽃을 보는 눈은 거의 다 같은

것이 아닌가 싶다. '순수, 고상, 어머니의 사랑'이라고

하는 꽃말처럼 말이다.


들국화라고 부르는 꽃 중에 산국과 감국이 있는데

두 야생화는 꽃도, 잎도, 줄기도 생김새가 비슷하여

구분하기가 쉽지않다. 촌부도 한 땐 산국을 감국인

것으로 착각했다. 그래도 그 당시에는 이맘때쯤이면

산국꽃을 채취하여 일일이 따고 손질하여 쪄서 말려

차를 만들어 많은 이들에게 나눔도 하고 우리도 자주

마시곤 했다. 구절초와 마찬가지로 이 또한 게으르고

귀찮아서 요즘은 집으로 들어가는 뜨락에 심어놓아

꽤 많이 번식이 되어 무리를 지어 핀 노란 산국꽃을

보며 그저 꽃이 예쁘게 피었구나 하는 걸 느낄뿐이다.

나이가 들게 되면 매사가 자꾸 귀찮아지는 것 아닌가

싶다. 그렇지만 아직도 마음속에는 야생화를 끔찍히

사랑하는 마음은 남아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산국과 감국은 서로 다른 특성과 특징을 지니고 있다.

산국의 꽃말은 '순수한 사랑'이다. 산국 꽃은 1.5cm

정도의 작은 편이며, 가지끝에 총총히 달리고 꽃잎이

꽃판보다도 짧은 편이다. 산국의 줄기는 녹색이면서

중간부터 많은 가지를 친다. 잎은 전체가 둥근 편에

색깔은 연녹색에 가까운 녹색이다. 산국은 양지바른

곳에서 주로 서식을 한다. 그래서 그런지 곧추서있는

모습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감국의 꽃말은 '가을의 향기, 그윽한 향기, 상쾌'이다.

감국 꽃은 2.5cm 정도로 산국에 비하여 큰 편이며,

잎겨드랑이에서 가지를 내고 꽃을 피우며 잔가지의

끝에 한 두개씩 달리고 꽃잎이 꽃판보다 긴 편이다. 

감국의 줄기는 갈색점이 조금 섞여있어 색깔이 다소

붉게 보이며 아래쪽에서 가지를 친다. 잎은 약간 긴

편이며 색깔은 짙은 녹색이다. 감국은 반그늘이 진

곳에서 주로 서식하여 비스듬하게 누운 듯한 모습이

많은 것이 산국과 다른 특징이 아닌가 싶다.IMG_20201007_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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