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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의 단상

​[촌부의 단상]

노후준비, 겨울채비 


9월 29일, 음력 庚子年 팔월 열사흗날

어젯밤 아내가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노후준비도 되었고, 올겨울 날 겨울채비도

하여 마음이 가볍네. 당신 덕분이라 고마워요."라고...


어제 오전에 원주에 다녀왔다. 국민연금 원주지사에

노령연금 지급 신청을 하러 간 것이다. 이미 받아야

하는 나이지만 호적이 2년 2개월이나 늦게 올려져

손해를 보는 느낌이었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호적을 늦게 올려주신 부모님 덕분에 65세 정년이

되려면 아직 3년이나 남아있어 일을 더 할 수 있으니

오히려 잘 된 것이 아니겠는가 싶다. 이런 것을 두고

전화위복(轉禍爲福)이라고 하는 것 아니겠는가?


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어려서는 나이가 줄은 것이

싫었다. 그런데 호적을 늦게 올려 나이가 줄어든 걸

좋아하게 될 날이 이렇게 올 줄 꿈에도 생각못했다.

나이 때문에 웃지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40년전의

일이다. 한 살 아래 아내와 결혼을 약속하고 허락을

받으러 처가에 갔는데 호적 나이가 아내보다 오히려

한 살 아래라시고 몸이 왜소하고 약하다시며 곧바로

허락을 하시지 않았다. 몸이 왜소하고 약해보이는 건

어쩔 수가 없지만 호적상 나이가 줄어든 것은 해명을

할 수 있었다. '長水 李氏 大同譜'에 '丙申年 8月

19日 生'이라 적혀있어 그 족보를 갖다 보여드리는

해프닝을 벌였던 일도 있었다. 요즘은 연하의 남자가

더 대세라는데...


하여간 오는 11월부터 수입이 늘어 아내를 즐겁게

하게 되어 기쁘다. 1988년 국민연금 시작된 때부터

245개월 적립했단다. 산골살이를 시작하며 중간에

적립을 못한 것을 제외하고도 많은 기간 부은 것이다.

젊어서 연봉이 괜찮았던 광고회사에 근무하여 꽤나

많이 적립이 되어 노령연금을 타는 금액도 생각보다

많은 것 같다. 타는 금액이 많아 기분이 좋다는 아내

말처럼 우리의 노후생활에는 큰 도움이 되고, 도시가

아닌 산골살이를 하며 사는 동안에는 생활비 걱정은

하지않아도 될 것 같다. 아내의 칭찬에 으쓱했다.


아직 9월인데 올해는 우리의 산골살이 겨울채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땔감용 나무 준비를 마무리했다.

비용도 엄청 절약했고 고생도 상상 이상으로 줄었다.

지난해까지는 제재소에서 죽데기를 사오느라 차를

불러야 했고 운송비가 나무값보다 더 들었다. 또한

장작크기로 자르느라 품을 사는 비용도 많이 들었다.

거기에다 카페앞 주차장에서 집까지 나르느라 힘이

많이 들었다. 올해는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바로 마을 아우의 도움으로 단 몇 시간에 해결됐다.

얼마전 아내가 생각해낸 아이디어 때문이기도 하다.

진부에 가는 도로변에 있는 제재소에 목재를 자르고

남은 자투리 나무조각을 담아놓은 대형 주머니를 본

것이 이번 땔감나무 마련의 계기가 된 것이다. 사실

죽데기를 사오려고 했던 것인데 난로용 땔감이라고

했더니 제재소 사장님도 자투리 나무조각을 쓰는 게

낫다면서 적극 추천했다. 비용도 엄청 저렴하다. 또

자르거나 쪼갤 필요도 없다. 지난번에 집에서 식사를

하면서 난롯불을 지폈었는데 땔감준비를 어떻게 할

것이냐 하여 사정을 말했더니 기꺼이 해주겠노라고

했다. 바로 어제 저녁무렵 아우와 함께 제재소에서

아우의 자동차로 두 번을 왕복하여 나르고 트랙터를

몰고 올라와 집에서 가까운 밭가의 자작나뭇길까지

올려다 주었다. 우리 일은 해마다 하는 임시 장작집을

지어서 나르고 쌓기만 하면 된다. 마을 아우 덕분에

겨울채비를 수월하게 했다며 고마운 마음에 아내는

식사준비를 하였고 아우 부부를 불러서 저녁식사를

즐겁게 했다. "아우! 고맙네. 이 은혜 어찌 갚을꼬?"IMG_20200929_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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