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2026년 6월 11일 목요일
음력 丙午年 사월 스무엿샛날
아침 기온 9.5도,
옅은 안개가 산골을 감싸고 하루가 시작됐다.
오후에 소나기 소식이 있긴 한데 믿어도 될까?
어제는 이른 아침 식물원에 일을 나가려는데
느닷없이 비가 쏟아졌다. 25분쯤 내린 소나기,
이나마도 반가웠다. 재밌는 날씨 변화는 불과
30여분 거리의 오대산 자락 식물원에는 비가
내리지않았다. 요즘 내리는 비, 소나기는 거의
국지성인 것 같다. 예보는 시시각각 오락가락,
비를 기다리는 농부의 마음을 헷갈리게 한다.
요즘은 그다지 특별함이 없는 촌부의 농사이다.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하나하나 잘 진행되고
있다. 농사는 농작물의 성장에 따라 농부의 손을
필요로 하는 것이기에 때를 놓지지않고 제때에
돌봐주어야 한다. 방울토마토는 부쩍 많이 자라
곁순 제거와 유인집게로 쓰러짐을 방지해줬다.
지난해까지는 고추끈으로 묶어주었는데 올해는
한 그루에 지지대 하나씩 박아놓고 유인집게로
고정시켜주고 있다. 양을 대폭 줄인 상추도 아주
잘 자랐다. 우리도 뜯어다 먹지만 둘째네가 훨씬
더 좋아라 하며 수시로 뜯어먹는다.
올해는 오이도 대폭 줄였다. 대신 농사 고수들의
농사법을 배워 잘 길러보려고 한다. 아랫쪽 다섯
마디까지의 곁순, 잎, 꽃은 과감하게 제거하기로
했다. 수시로 물을 줘서 그런지 하루가 다르게 잘
자란다. 어제 잠시 마디를 세면서 곁순자르기를
해줬다. 무성했던 모습을 슬림화 시켰다고 할까?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하지만 윗쪽으로
기르면 더 오래, 더 많은 수확이 가능하다고 하여
미련을 버리기로 했다. 노각과 오이는 아내가 참
좋아하는 열매 채소라서 더 신경을 곤두세운다.
나물밭 잡초 제거도 했다. 그리 큰 면적도 아닌데
늘 뒷전인 부추밭, 무슨 잡초가 그리도 많은지?
이름도 모르는 잡초, 땅을 기는 듯한 잡초가 부추
사이사이 끼어있어 애를 먹었다. 그렇긴 하지만
이 촌부가 누구인가? 그냥 놔둘 촌부가 아니다.
그러다보니 자그마한 부추밭 한 뙈기 잡초 뽑는
것도 꽤나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이렇게 깔끔하게
뽑아도 돌아서면 또 고개를 내미는 잡초에게 이길
재간이 없음이란 것은 잘 알지만 그래도 뽑고 또
뽑는다.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이른 아침 일기를 써놓고 밭에 나가 일을 하다가
잠시 들어와 식사후 올리고 나간다는 것이 그만
깜빡 잊었다. 일기보다는 일이 우선이라 뒤늦게
올린다. 내 삶의 기록인지라 아무때나 상관없지만
촌부의 단상과 함께하는 많은 분들을 위해 가능한
정해진 시간에 올리려고 노력한다. 오늘처럼 늦은
날도 있으며, 아주 가끔은 결석을 하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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