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예초기 작업은 위험하고 힘들어!
2026년 5월 26일 화요일
음력 丙午年 사월 초열흘날
하루사이에 기온이 수직상승,
올봄 들어 가장 높은 15도이다.
대신 어제까지 오늘 오전부터 비가 시작한다던
예보가 뒤로 밀려 오후부터 내일까지 내린단다.
하늘의 뜻인지라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예측이
오락가락을 하여 기상청 사람들도 힘들겠다.
어제 이른 아침,
며칠전 비가 내리긴 했지만 아무래도 채소들의
활착이 다소 더딘 듯하여 물호스를 연결, 밭에
물을 흠뻑 젖을 만큼 주었다. 생기가 도는 듯한
모습에 그제서야 안심이 되었다. 오늘 비소식이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우리가 기르는 채소들은
물을 좋아하는 것들이 많아 비가 오면 좋겠지만
평소에도 물주기를 게을리하면 안된다.
아침나절,
밭사이 야생화 꽃밭에 붓꽃이 이슬을 머금은 채
햇살을 받으며 피어있는 모습이 참 예쁘고 좋아
한참 감상했다. 붓꽃은 오묘하고 특이한 모양의
꽃도 멋지고 좋지만 피기전 모습이 붓을 꼭 닮아
붙여진 이름이란다. 옛날 조상님들의 지혜로움이
엿보이는 야생화 이름이 참 많다. 단지를 한바퀴
돌다보니 그새 풀이 많이 자라 너저분해 보였고
게으른 주인장이 되고 싶지는 않아 풀을 깎기로
했다. 복장을 갖추고 예초기를 꺼내 연료를 채워
짊어졌다. 걷기운동 하던 아내가 걱정스러운 듯
조심하라고, 쉬엄쉬엄 하라고, 조금만 하라면서
신신당부를 하는 것이었다. 대답은 OK~!!!
오전내내 이어진 작업,
당초엔 밭가 마지막 이랑에 호랑이 무늬 줄콩과
완두콩 씨앗을 파종하여 옆쪽 여백에 무성하게
풀이 자라 그곳에만 예초기로 잡을 생각이었다.
지랄맞은 이놈 촌부의 일욕심은 어쩔 수가 없다.
아내의 신신당부도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말았다.
단지 곳곳을 누비고 다니며 보기싫은 풀을 모두
마구마구 잘라버렸다. 중앙통로, 단지내 정원길,
목공실 마당과 옆쪽, 집부근, 작은밭과 큰밭가,
퇴비장 입구, 바베큐장 부근, 주차장까지 보이는
풀은 보이는대로 잡았다. 줄날이 아니라 칼날은
더 위험하다. 풀을 깎다보면 잔돌이 튀기도 하고
칼날이 풀속에 숨어 박혀있어 보이지않는 크고
작은 돌에 칼날이 부딪혀 예초기가 튕겨나오며
충격을 받기도 한다. 그래서 만반의 채비를 해야
하고 작업을 하면서도 신경을 곧두세워야한다.
간만에 위험하고 힘든 예초기 작업을 잘 마쳤다.
깔끔해진 모습이라 뿌듯하고 흐뭇하다.
늦은 오후,
오랜만에 산골살이 멘토이신 유氏 어르신댁에
인사次 다녀왔다. 아내가 맨손으로 가면 되냐고
참외를 몇 개 챙겨주어 갖다드렸더니 그냥 오면
어쩌냐며 두 분이 너무나 고마워 하셨다. 지금껏
우리 부부와 같은 사람은 처음 겪는다고 하시며
좋아하셨다. 26년 세월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가끔씩 찾아뵙곤 한다. 우리 역시 두 분의 배려가
참 감사하다. 농사법은 물론 갖가지 챙겨주시는
것이 많다. 이제 많이 연로하셔서 늘 걱정이다.
저녁무렵,
목공실 옆쪽에 지난해 가을 붓꽃과 삽목해 기른
산수국 모종 심은 곳에서 잡초를 뽑았다. 무성한
잡초들 속에서 붓꽃은 제대로 자랐지만 산수국은
겨우 몇 그루 새싹이 보였다. 삽목이라 지난 겨울
견뎌내지 못한 모종이 더 많은 것 같다. 아무래도
성공확률이 낮은 것 같아 얻어온 씨앗으로 다시
모종을 길러봐야 할 것 같다. 그래도 잡초를 잡고
보니 너저분했던 곳이 깔끔하게 보여 그것으로도
만족이다. 다른 사람들은 연휴가 끝났지만 촌부는
오늘까지 쉰다. 산수국과 창포 씨앗으로 모종을
부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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